LG전자, 구글과 손잡고 온디바이스 AI 확대

LG전자가 자사 제품에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하고 ‘온디바이스 AI 사업화 태스크’를 신설했다. 가전을 비롯해 로봇 등 LG전자가 전개 중인 제품군에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탑재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과 신라호텔에서 개최되는 ‘구글 클라우드 서밋 서울 2024’(이하 구글서밋) 행사에서 구글의 AI인 제미나이를 탑재한 자사의 로봇 클로이를 선보인다. 클로이에 AI가 탑재되는 것은 처음이다.
클로이는 LG전자의 대표 로봇 제품으로 음식점·호텔·병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활용되고 있다. 클로이가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다양한 물음에 대응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와 로봇 간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단순명령을 실행하는 수준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LG전자는 클로이 AI 탑재를 시작으로 로봇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개발 중인 가정용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에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내년 출시 목표로 대화와 교감뿐만 아니라 실시간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가전 제어 기능도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클로이 AI 탑재는 자사 상품에 AI 탑재 폭을 넓히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LG는 LG AI연구원에서 엑사원이라는 AI를 개발 중으로 구글 제미나이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구글서밋에서 ‘AI로 변화되는 비즈니스 환경’을 주제로 이화영 LG AI연구원 상무가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엑사원 등을 활용한 업무방식 변화를 설명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도 신설했다. LG전자는 최근 최고기술경영자(CTO) 산하에 ‘온디바이스 AI 사업화 태스크’를 만들고 김영준 수석연구위원(전무)을 수장으로 임명했다. 김 전무는 SK텔레콤에서 인공지능전환(AIX) 조직을 총괄하다 최근 LG전자로 자리를 옮긴 AI 전문가다. 태스크 조직을 통해 온디바이스 방식을 기반으로 AI를 자사의 다양한 가전제품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추진하게 될 온디바이스 방식은 별다른 통신 없이 기기 자체의 성능만으로 AI를 구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통신 과정이 없어 속도가 빠르고 보안상 이점이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가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구현된 대표적인 예다.

앞서 지난달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LG전자 제품 7억 대가 AI와 고객의 접점을 형성하고 7000억 시간 이상의 데이터가 LG전자 AI 발전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