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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재 SK하이닉스 부사장 "HBM기술, 15년간 기술개발 노력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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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재 SK하이닉스 부사장 "HBM기술, 15년간 기술개발 노력의 결실"

2013년 HBM 처음 출시했지만 우려스러운 눈길 받아…기회로 승화해 HBM원천기술 다져
HBM3 앞세워 시장 1위 올라…제품 시장에 나오는 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

SK하이닉스 HBM설계 담당 박명재 부사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HBM설계 담당 박명재 부사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지난 15년간 구성원들이 피땀 흘려 쌓은 기술력의 결실이다. 커스텀 제품으로 다양해짐에 따라 앞으로 고객 및 파운드리 업계와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SK하이닉스의 박명재 SK설계담당(부사장)이 27일 공개된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강조한 내용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주역이다. 박 부사장은 HBM 개발 공로를 인정받고 지난 5일 회사 핵심 기술진과 함께 SK그룹 최고 영예인 ‘2024 수펙스(SUPEX)추구 대상’을 받았다. 박 부사장은 지금의 HBM 기술 뒤에는 15년간 기술진의 개발 노력이 있었다면서 HBM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HBM은 관심의 대상이 됐지만 처음부터 HBM이 관심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가 HBM을 처음 출시한 것은 2013년 2월이다. 2010년대에는 ‘필요 이상으로’ 속도가 빠르고 용량이 큰 HBM을 받아들일 만큼 컴퓨팅 시장이 성숙하지 못했고, HBM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 부사장은 당시를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한 시기’라고 표현했다.

박 부사장은 이 시기를 통해 ‘성공의 키(열쇠)는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것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1등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HBM2E부터 외부 기대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목표로 잡고 협업을 강화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때 지금 HBM 제품의 근간이 되는 기술인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 △하이K메탈게이트(HKMG) △Low-K IMD 등 주요 요소 기술과 현재의 기틀이 된 설계, 테스트 기술들의 기반을 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과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2020년대 초반이다. SK하이닉스는 HBM3를 앞세워 시장 1위에 올랐고 세계 최고 용량 12단 HBM3를 개발한 지 4개월 만인 2023년 8월 HBM3E를 공개해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박 부사장은 이 같은 성공의 비결로 ‘성능, 품질, 시장 대응력’을 꼽았다. 이와 함께 구성원 모두가 자만에 빠지지 않고 원 팀이 되어 기술 혁신에 매진해온 것도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5일 SK그룹 ‘2024 SUPEX추구 대상’ 수상자들과 최고경영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SK하이닉스 곽노정 CEO, 박명재 부사장, 박문필 부사장, 이규제 부사장, 정창손 팀장, 김귀욱 팀장, SK그룹 SUPEX추구협의회 최창원 의장.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월 5일 SK그룹 ‘2024 SUPEX추구 대상’ 수상자들과 최고경영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SK하이닉스 곽노정 CEO, 박명재 부사장, 박문필 부사장, 이규제 부사장, 정창손 팀장, 김귀욱 팀장, SK그룹 SUPEX추구협의회 최창원 의장. 사진=SK하이닉스

박 부사장은 커스텀 제품으로 수요가 변화하고 있는 차세대 HBM 시장에서 지속 혁신으로 1등을 지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현재 위상을 지키고 강화하려면 지속적인 혁신이 필수”라면서 “HBM뿐 아니라 △CXL △PIM △3D D램 등 다양한 AI 메모리 기술이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며, 회사는 이러한 차세대 AI 메모리 분야에서도 선도 지위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HBM 설계 조직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구성원들과 오래도록 다져온 기술력과 협업 시스템을 믿고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