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이 전날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 높이에는 못 미친 탓이다.
깜짝 실적
마이크론이 26일 장 마감 뒤 공개한 분기 실적과 이번 분기 실적 전망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보다 좋았다.
지난달 30일 마감한 3회계분기 매출은 68억1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 66억7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도 0.62달러로 역시 애널리스트들 예상치 0.51달러보다 높았다.
무엇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같은 기간 19억 달러 손실을 낸 것과 달리 이번에는 3억32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비록 마이크론은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고 강조했지만 DRAM,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이미 바닥을 찍고 상승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또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플랫폼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AI 붐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전망 역시 낙관적이어서 이번 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과 같은 76억달러, EPS는 시장 전망치 1.05달러를 웃도는 1.08달러로 내다봤다.
높아진 눈 높이
그러나 마이크론은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 높이는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분기 실적과 전망이 이른바 월스트리트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은밀하게 떠도는 '귓속말 숫자들'에 못 미친 것이다.
귓속말 숫자들은 애널리스트들이 분석 노트를 통해 공식적으로 내놓는 전망이 아니라 고객들과 대화하면서 속마음을 털어 놓는 비공식적인 수치들을 가리킨다.
엔비디아가 지난달 22일 시장 전망을 압도하는 엄청난 실적을 공개한 터라 은연 중에 마이크론 역시 압도적인 실적을 내놓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알게 모르게 확산됐던 것으로 보인다.
실망은 이르다
마이크론은 비록 이같은 비공식 전망에 못 미쳐 주가가 급락하기는 했지만 AI를 통해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낙관이 높다.
마이크론의 HBM 반도체는 지난 분기 1억달러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그 덕분에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비 50% 넘게 폭증했다.
현재 엔비디아 같은 AI 그래픽반도체(GPU) 업체가 필요로 하는 HBM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한국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그리고 마이크론 외에는 없다.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파이퍼샌들러 애널리스트 하시 쿠마르는 마이크론 비중확대(매수) 추천을 유지하는 한편 목표주가는 130달러에서 1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엇갈린 반도체
마이크론은 이날 10.13달러(7.12%) 폭락한 132.23달러로 추락했다.
엔비디아는 2.41달러(1.91%) 하락한 123.99달러, 퀄컴도 2.18달러(1.10%) 내린 195.15달러로 마감했다.
반면 AMD는 1.93달러(1.23%) 상승한 159.47달러, 인텔은 0.05달러(0.16%) 오른 30.59달러로 장을 마쳤다.
한편 AI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MCI)는 59.20달러(7.12%) 폭등한 890.36달러로 뛰었고, 델과 HPE는 각각 0.86%, 0.57% 상승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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