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인도의 양파 가격은 무려 165%나 치솟았다. 토마토 등 다른 채소 가격도 2배 가까이 뛰면서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가뭄과 폭염으로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섭씨 4~9도나 높아 수확한 채소는 쉽게 상하고, 새로운 작물 재배도 어려워졌다.
4월과 5월 식료품 가격은 연간 8.7%나 상승했고, 이는 전체 소비자 물가의 절반을 차지한다. 밥상 물가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중앙은행 목표치인 4%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금리 인하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인도 중앙은행 마이클 파트라 부총재는 "인도 경제는 여전히 식량 가격 충격에 인질로 잡혀 있다"며 "식량 가격이 통화 정책 기조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밀 가격 안정을 위해 밀 비축량 제한 조치를 발표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산지브 초프라 식품부 장관은 "재고량 제한은 하나의 옵션일 뿐이며, 밀 가격 안정을 위해 다른 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밀 수입세(40%)를 없애 가격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올해 말 농업 주 선거를 앞두고 농민들의 지지를 잃을 수 없기 때문이다. 수입세 인하는 농민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모디 총리는 대신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쌀 가격을 5.4%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 쌀은 저소득층에게 무상으로 제공되어 세계 최대 식량 복지 프로그램을 지탱할 것이다.
그러나 악천후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주요 쌀 재배 지역인 인도 북동부에서 20만 명 이상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투자자들은 인도 경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런던 아브든(abrdn) 뉴 인디아 투자신탁의 제임스 톰 수석 펀드 매니저는 "인도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이 6%라고 해도 두 배 이상 성장하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며 "그들은 수십 년 동안 그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감당해왔다"고 말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