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예산처(CBO)가 최근 공식적으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는 올해 1조9000억 달러(약 2636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CBO가 지난 2월 내놓은 예상치보다 무려 27%나 늘어난 규모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 USA투데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가 미국 가계의 소득에도 핵폭탄급 충격파를 던질 것이란 경고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美 임금 소득, 치솟는 부채로 향후 30년 내 10% 감소 전망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부채가 이 같은 속도로 계속 급증하면 향후 30년 안에 미국의 임금 소득이 10%나 줄어들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이 내다봤다.
미국 유수의 경영대학원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켄트 스메터스 교수는 USA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 국가부채가 이 속도로 늘어날 경우 앞으로 30년 안에 미국 가계의 임금 소득이 최대 10%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CBO 소속 이코노미스트와 세계은행 컨설턴트로도 활동한 바 있는 스메터스 교수는 “현재 미국 가정의 중위소득이 7만5000 달러(약 1억400만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30년 안에 미국의 가계 소득이 지금보다 7500 달러(약 1040만 원)나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미국 가정에서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중위소득이 7만5000 달러인데 이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이 국가부채 급증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
◇ 임금 상승 및 경제 성장에 브레이크…결국 아메리칸 드림의 붕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가계 소득이 줄어들 일만 있다는 것은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근면 성실하게 일하면 소득이 꾸준히 늘어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사회가 닥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근로자들의 소득 감소로만 그치지 않고 미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훼손할 것이란 지적도 아울러 나오고 있다.
실제로 CBO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1달러 늘어날 때마다 민간 부문에 대한 투자도 33센트씩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 경제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증세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세수(稅收)를 늘리는 것 외에는 딱히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집권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 사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마저도 쉽게 합의가 도출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라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