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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정부 재정적자, 91조 달러 '사상 최대'...어려운 선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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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정부 재정적자, 91조 달러 '사상 최대'...어려운 선택만 남았다

재정 적자로 신음하는 미국 경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재정 적자로 신음하는 미국 경제. 사진=로이터
전 세계 각국의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각국 재정 적자 규모는 91조 달러(약 12경6271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세계 경제의 GDP는 105조 달러 정도다.

빚에 허덕이는 세계 경제가 택할 옵션은 어려운 것밖에 없다.
세금을 올리는 것, 지출을 줄이는 것, 아니면 세금은 올리면서 지출을 줄이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

그러나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가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미국에서는 대대적인 감세를 부르짖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5일 대통령 선거 승리에 다가서는 등 각국에서 재정 적자를 악화시킬 개연성이 높은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있다.

총부채, GDP 4배


전 세계 대형 은행들의 모임인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총부채는 313조 달러(약 41경7800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 늘어난 규모만 15조 달러가 넘는다.

10년 전 210조 달러보다 100조 달러 넘게 폭증했다.

IIF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미국·프랑스·독일 등에서 특히 부채가 늘면서 전 세계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비록 경제 성장에 힘입어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사상 최고 수준의 고공 행진은 지속됐다.

IIF에 따르면 지난해 GDP 대비 전 세계 부채 비율은 전년비 2%포인트 줄기는 했지만 330%로 GDP의 4배를 웃돌았다.

정부 재정 적자 규모는 현재 91조 달러에 이르러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각국 정부가 대규모로 지출을 확대하면서 재정 적자가 급격히 늘었다.

기다릴 시간 없다


IMF는 지난주 미국 등 각국이 신속히 재정 적자 확대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만성적인 재정 적자' 문제를 안고 있어 해결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각국의 정치 지형은 막대한 재정 적자 해결과 거리가 멀다.

프랑스 총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극우가 1당으로 올라섰다.

시장이 우려했던 극우가 다수당이 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한 덕에 1일 금융시장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재정 건전화의 길에서 멀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감세를 내걸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기를 잡았다.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완승한 트럼프는 이달 1일 대법원에서 큰 선물도 받았다.

미 대법원은 퇴임 뒤에도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 공적 활동에 대한 포괄적인 면책특권을 적용받는다고 판결했다.

수많은 소송에 휘말려 있는 트럼프는 대선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당선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

그렇지만 이는 미국의 재정 적자를 더 높일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의 인기몰이 속에 공화당이 의회까지 장악하면 감세, 재정 지출 드라이브가 통제력을 잃고 미 재정 적자가 급속히 불어날 수 있다.

경제 위기 오나


막대한 재정 적자는 경제에 심각한 부담이다.

재정 적자가 불어나면 시장에서는 적자를 메꾸기 위한 국채 발행 증가를 예상하게 되고, 이에 따라 채권 투자자들은 더 많은 수익을 요구한다. 국채 수익률이 뛰는 것이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당장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고, 실물경제에도 일파만파 충격을 미친다.

국채 수익률은 금융시장 지표 금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채 수익률 상승은 기업과 가계 대출금리부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금리를 끌어올린다.

경기 둔화가 불가피해진다.

힘든 결정의 순간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힘든 결정의 순간을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일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미 재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캐런 다이난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교수는 세금을 올리거나, 사회보장·건강보험 등 정부 사회복지 지출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정치인들이 이처럼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매우 중요한 결정으로…사람들의 삶에 심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긴축론자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CNN에 "부채는 더 이상 공짜가 아니다"라며 "미국을 비롯해 각국이 이제 고통스러운 부채 줄이기에 나설 때"라고 지적했다.

로고프는 2010년대에는 학계, 정부, 중앙은행 정책담당자 대다수가 제로 금리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면서 정부 부채는 '공짜 점심'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정부의 이자 부담이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면서 현재 전 세계에서 바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예산처(CBO)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재정 적자에 따른 이자 부담만 내년 1조 달러에 이르고, 부채 규모는 30조 달러를 돌파해 미 GDP와 맞먹게 된다.

CBO는 미 재정 적자가 10년 뒤에는 GDP 대비 122%로 치솟고, 2054년에는 166%로 더 뛸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재정 적자가 급격히 불어나면 2022년 리즈 트러스 당시 영국 총리가 재원 조달 방안 없는 대규모 감세안을 들고 나와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한 것처럼 전 세계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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