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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레트로 감성’ Z세대 덕에 ‘아날로그 경제’ 다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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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레트로 감성’ Z세대 덕에 ‘아날로그 경제’ 다시 뜬다



오스트리아 빈의 레코드 음반 매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스트리아 빈의 레코드 음반 매장. 사진=로이터

‘레트로 감성’이라는 새로운 추세를 주도하는 Z세대 덕에 ‘아날로그 경제’가 다시 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레트로 감성이란 과거에 유행했던 것을 다시 추구하는 복고주의의 일환으로 구세대가 경험했던 문화를 미처 경험하지 못한 신세대가 그리워하는 이례적인 현상이나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급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 레코드·CD 음반 판매량 급증세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형태의 아날로그 상품의 소비가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레코드 음반, CD 음반, 레코드나 CD를 재생하는 오디오 장비나 플레이어 등 전통적인 형태의 음반과 관련한 품목이나 전자책이 아닌 실물 책 등이 대표적이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디지털 문화에 식상한 Z세대를 위주로 이같은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포춘은 분석했다.

포춘에 따르면 특히 턴테이블을 이용해 음악을 듣는 레코드 음반의 경우 Z세대가 주도하는 레트로 감성 문화가 퍼지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6년 1420만달러(약 196억원) 수준에 그쳤던 레코드 음반 판매실적은 지난 2022년 기준으로 무려 12억달러(약 1조6590억원) 규모로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흐름으로 영국의 레코드 음반업계도 지난 2019년 기준 430만개에 달하는 레코드 음반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무려 2000% 이상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영국의 레코드 음반 판매량은 16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65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레코드로 음악을 듣던 중년보다는 Z세대를 구성하는 16~24세의 소비자들이 레코드 음반의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CD 음반도 사정이 다르지 않아 미국의 경우 CD를 수집하고 소장하는 문화가 Z세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지난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CD 음반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음악 콘서트장에서 흔히 운영되는 기념품 매대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운데 CD 음반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대, 美 도서관 이용자 중 최다 기록…美·英 실물 책 판매량도 역대급

아날로그 음반뿐 아니라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보는 문화도 Z세대를 포함한 신세대에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주립대 연구진이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도서관을 최근 1년 동안 이용한 사람을 분석한 결과 MZ세대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13세에서 40대 사이가 전체 도서관 이용자의 54%를 차지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전자책이 아닌 실물 책의 판매량도 미국과 영국에서 역대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책 판매량은 21세기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6억6900만권의 책이 팔려 사상 최고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 지출 늘어난 측면도

그러나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포춘은 전했다.

특히 아날로그 형태의 음반이 디지털 음악 매체에 비해 가격이 크게 비싼 상황에서 주머니 사정이 좋지 못한 Z세대가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