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게임사 중 시가총액(시총) 1위를 지키고 있는 크래프톤이 올해 주식 시장에서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해외 대형 게임사 '게임스컴 2024'에 참가해 이러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코스피에 상장된 크래프톤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기준 최저 18만원 아래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 1월 들어 20만원선을 회복, 완만한 상승세를 그린 끝에 6월 최고 29만7000원을 기록했으며 7월 초 29만원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크래프톤의 7월 기준 시총은 약 14조원, 기존 게임계 빅3로 꼽히는 '3N' 중 넷마블(9일 시가 기준 5만5700원, 시총 약 4조7800억원)과 엔씨소프트(NC, 9일 시가 기준 18만8000원, 시총 약 4조1200억원)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다. 국내 게임 상장사 중 1위인 것은 물론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9일 시가 기준 3129엔, 시총 2조6300억엔, 한화 기준 약 22조6200억원)을 포함해도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러한 상승세에 결정타가 된 것은 올 1분기 거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크래프톤은 올 1분기 매출 6659억원에 영업이익 310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 23.6%, 영업이익 9.7%가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당초 증권가에서 5800억원대 매출, 2500억원 전후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추산치를 대폭 넘어섰다.
증권가에선 크래프톤이 2분기에도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올 하반기에도 긍정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올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크래프톤 분석 보고서를 공개한 부국증권과 현대차증권, 대신증권, 메르츠증권, NH투자증권 모두 크래프톤주식 평가를 '매수(Buy)', 목표 주가로 34만원을 제시했다.
2분기 실적 추산치는 5개 증권사 기준 매출 최소 5268억원에서 최대 5884억원, 영업이익 최소 1923억원에서 최대 2252억원을 제시했다.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져 올해에는 연매출 2조원 클럽 가입이 유력할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실적에 악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 6월 열린 '펍지: 배틀그라운드(배그)'와 아이돌 걸그룹 뉴진스 컬래버레이션 이벤트에서 아이템 확률 오기재, 아바타 선정성 등 논란이 일었다. 이로 인해 크래프톤 측은 상품 판매가 전액을 환불해주는 정책과 더불어 인게임 재화 'G코인'의 50%를 환급하는 등 보상 정책을 내놓았다.
증권가에선 대체로 이번 환급·보상 정책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G코인 환급 정책은 2분기 실적에 즉각적 영향보단 3분기에 간접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고 이 역시 하반기 예정된 배그·람보르기니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나 신작 효과 등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7월 기업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 중 유일하게 크래프톤의 목표 주가를 41만원으로 제시했다. 임희석 연구원은 "뉴진스 업데이트 보상에 따른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PC·모바일 양면에서 높은 수준의 트래픽이 유지됨에 따라 3분기 이후에도 PUBG(배그) 매출 호조에 따른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4분기 다가올 수록 '다크 앤 다커 모바일', '쿠키런: 킹덤' 인도 퍼블리싱, '인조이' 소프트론칭 등 신작 모멘텀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8월 게임스컴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스컴은 독일 쾰른에서 오는 8월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대형 게임 전시 행사로, 앞서 펄어비스의 '도깨비'나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등 국산 차기작들이 글로벌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크래프톤은 이번 행사에 자사 대표작 '배그'와 더불어 차기작 '인조이',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을 전시할 예정이다.
메리츠 증권은 '인조이'의 경쟁작이 개발 취소되는 등, 신작 관련 소식이 당장의 실적보다도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인조이는 국내외에서 확고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인생 시뮬레이션 '심즈' 시리즈의 대항마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는 차기작이다. 유럽의 패러독스 인터랙티브는 올 6월, '심즈' 개발진들을 영입해 제작하던 차기작 '라이프 바이 유' 개발을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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