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부 채권 트레이더들을 중심으로 연준이 내친김에 9월에 25bp가 아닌 50bp의 ‘파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베팅도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수요가 9월 18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이 수년 만의 첫 번째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을 50bp의 깜짝 금리 인하로 시작할 수 있다는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다.
9월 25bp 인하 컨센서스
다만 아직까지 시장 컨센서스는 올해 연준이 9월 25bp의 인하를 시작으로 연내 총 2~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금리 인하 전망 강화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 하락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2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이번 주에 15bp 하락한 4.45%로 떨어져 지난 3월 이후 거의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지난 6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올해 한 차례만의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동안 금리 인하 이전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꾸준히 하락한다는 확신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렇지만 6월 CPI가 4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하면서 연준의 스탠스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파월 의장은 9~10일 이틀간의 의회 증원에서 노동시장이 충분히 냉각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금리 인하를 위해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시작을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12일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이어 12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해야할 변수
9월 금리 인하 전망이 굳어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15일로 예정된 파월 의장의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 공개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이달 하순 발표될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변수로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선과 맞물린 정국 불확실성을 연준의 행보에 미칠 변수로 언급했다.
월가 저명 이코노미스트이자 케임브리지 대학교 퀸즈 칼리지 총장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다가오는 미국의 대선이 연준의 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복잡하게 만드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면서 “하나는 질못된 지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 문제는 정치”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이후 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충격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토론 참패로 현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탄력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감세 정책과 고율 관세 부과 및 이민 단속 방안 등을 공약으로 내놨는데 이는 모두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는 정책이다.
실제로 대선 토론 이후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자 이달 초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5% 근방으로 치솟기도 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