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정부 신뢰도 설문조사 결과…2021년 조사 때보다 신뢰도 하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를 기준으로 벌인 전세계 공공기관 신뢰도 조사의 정부 신뢰도 부문에서 한국이 15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OECD가 앞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지난 2021년 실시한 조사에서 조사 대상국 20개국 가운데 7위로 평가된 바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국 30개국 가운데 15위로 2년 새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OECD 조사 대상국 가운데 정부 신뢰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스위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OECD는 최근 펴낸 ‘2024년 공공기관 신뢰도 현황’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OECD에 속한 3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지난해 조사를 벌인 결과 정부 신뢰도 부문에서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힌 비율이 평균 44%를 기록해 ‘정부를 신뢰한다’고 밝힌 비율 3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역대급 고물가 추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 등의 악재에도 정부를 믿지 못한다는 비율은 지난 2021년 조사 때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그러나 여성과 저학력 시민들 사이에서는 신뢰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OECD는 지난 2011년부터 2년 간격으로 회원국들의 정부 신뢰도를 조사해 발표해오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조사 결과는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으로 조사 범위를 대폭 확대한 지난 2021년 조사의 후속이다. 다만 조사 때마다 조사대상 국가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한 비교는 어렵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OECD 회원국은 호주, 벨기에,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한국,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멕시코,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슬로베이나,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 등 30개국이다.
조사 대상국 국민들에게 물은 결과 자국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OECD 전체적으로 평균 39%인 것으로 나타났고 불신한다는 응답은 44%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위스가 정부를 신뢰한다는 비율이 61.94%를 기록해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정부 신뢰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고 룩셈부르크가 55.56%로 2위, 멕시코가 53.61%로 3위, 캐나다가 48.51%로 4위, 노르웨이가 47.63%로 5위, 벨기에가 47.17%로 6위, 핀란드가 46.99%로 7위, 아일랜드가 46.59%로 8위, 호주가 46.20%로 9위, 뉴질랜드가 45.86%로 10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자국 정부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을 기준으로 보면 체코슬로바키아가 71.10%를 기록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슬로베니아(57.87%), 영국(56.86%), 라트비아(53.81%), 칠레(53.72%), 그리스(53.38%), 슬로바키아(51.25%), 프랑스(50.68%), 콜롬비아(49.76%), 아이슬란드(49.1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국민, ‘정부’보다 ‘타인·국제기구·경찰’ 더 신뢰
이번 조사 결과에서 한국만 보면 정부를 신뢰한다는 비율이 OECD 평균을 다소 밑도는 37.15%로 15위를 기록했고, 정부를 불신한다는 응답은 OECD 평균을 다소 웃도는 44.3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의 정부 신뢰도 37.15%는 45%를 기록했던 지난 2021년 조사 때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OCED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정부 신뢰도는 지난 2007년 24%, 지난 2011년 27%, 지난 2013년 23%, 지난 2015년 34%, 지난 2017년 24%, 지난 2019년 39%, 지난 2021년 45%를 기록한 바 있다.
OECD는 “지난 2021년과 비교해 한국의 정부 신뢰도는 다른 OECD 회원국들에 비해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OECD는 “한국의 경우 다른 사람을 믿는다는 응답이 53%, 국제 기구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52%, 경찰을 믿는다는 응답이 42%로 조사돼 정부에 대한 신뢰도보다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정당에 대한 신뢰도가 20%, 국회에 대한 신뢰도가 21%, 언론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30%를 기록해 바닥권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