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뒤 곧바로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6만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달러 역시 가치가 뛰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시장이 초반에는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냥 버텨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피습을 당한지 43년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터진 상황이어서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해졌다.
레이건 전 대통령 당시 시장 흐름으로 보면 15일 장이 열렸을 때 최선의 대응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일단 지켜보는 것이다.
레이건은 43년여 전인 1981년 3월 30일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팬이자 정신병을 앓던 존 힝클리 주니어의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초기 반응은 잠잠했다.
당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건이 오후 2시30분께 보도되기 시작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그 때 6포인트 오른 상태였다.
그러나 오후 3시를 넘어서면서 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통령도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에 다우 지수는 상승폭이 2.52포인트로 좁혀졌고 17분 뒤 전거래일 대비 2.62포인트 내린 992.16으로 마감했다. 이날은 월요일이었다.
이튿날인 31일 주식 시장은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 수익률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1% 넘게 뛰었다.
시중 금리 기준물인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0.09%포인트 내린 13.13%로 떨어졌다.
15일 뉴욕 주식 시장이 열리면 투자자들이 술렁거릴 수 있지만 세태에 휩쓸려 섣불리 오판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어떤 큰 사건이 벌어졌을 때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과잉반응한다면서 시장이 초기에 요동쳤다가 후반에는 균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결국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이같은 정치적 영향이 큰 사건이 아니라 경제 성장, 통화정책, 재정정책, 기업 실적이라는 점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트럼프 대세
투자자들은 총격 사건이 대선 판도에서 갖는 의미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달 27일 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TV 토론에서 온갖 거짓말을 동원하기는 했지만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에 완승을 거뒀다.
흐름은 온전히 트럼프에게로 기우는 듯했다.
바이든은 당 안팎에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았다.
그렇지만 이달 진행된 여러 여론 조사에서는 대선 판세가 바이든에 불리한 것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각각 48%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했고, NRP 여론조사에서는 외려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오차 범위여서 바이든이 앞선 것이 큰 의미는 없지만 트럼프의 여전히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피습으로 대세는 이제 트럼프에게 완전히 기울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다시 준비할 때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대규모 감세와 방만한 재정 정책을 선호한다. 또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물려 소득세를 아예 없애 버리겠다는 혁명적인 발상도 내놓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미 재정적자가 증가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적자 증가는 미 국채 발행 증가를 불러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트럼프는 또 화석연료 예찬론자다. 인류가 온실가스를 내뿜어 지구 온난화를 불렀다는 과학계의 정설을 거짓이라고 부정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전기차를 비롯한 청정에너지 업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석유·천연가스 업종은 날개들 달 전망이다.
아울러 트럼프가 암호화폐에 호의적인 데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암호화폐 업계의 선거자금 후원까지 받은 터라 암호화폐 시장에는 또 한 번의 모멘텀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테마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실리콘밸리 선거 자금 후원회에서 자신이 친 AI 성향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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