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MD, 테슬라 등 굴지의 기업에서 칩 설계 경력을 쌓은 짐 켈러가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가 이끄는 미국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는 엔비디아보다 효율적인 AI 칩을 개발, AI 애플리케이션 가격을 낮추고 시장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켈러 CEO는 "엔비디아가 미처 공략하지 못한 다양한 AI 시장이 존재한다"며, 스마트폰, 전기차, 클라우드 서비스 등 AI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더 저렴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텐스토렌트는 올해 말 2세대 다목적 AI 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칩은 일부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AI GPU보다 에너지 및 처리 효율이 뛰어나며, 가격은 33% 저렴하다. 텐스토렌트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사용하지 않는 차별화된 설계 방식을 통해 이러한 성과를 달성했다.
HBM은 AI 칩 성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높은 에너지 소비와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꼽힌다. 켈러 CEO는 HBM 없이도 데이터 전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칩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텐스토렌트 칩의 또 다른 혁신은 수백 개의 코어 각각에 작은 CPU를 탑재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각 코어는 독립적으로 '사고'하며 데이터 처리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불필요한 작업을 포기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또한, 코어를 자유롭게 쌓아 스마트폰부터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까지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도 갖췄다.
켈러 CEO는 "AI 기술 발전과 활용 분야는 예측 불가능하다"며 "다양한 제품에 적합한 기술 개발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텐스토렌트가 엔비디아를 대체하기보다는 엔비디아가 미처 공략하지 못한 다양한 AI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켈러는 AMD 젠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AMD의 부활을 이끌었고, 테슬라에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오토파일럿용 칩셋 개발에 참여하는 등 칩 설계 업계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새로운 도전이 AI 칩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