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 60'의 핵심 부품 정보를 여전히 함구하는 가운데, 최근 화웨이 유통업자들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베이징 화웨이 매장 직원들이 '메이트 60'에 탑재된 반도체가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기린 9000s'라고 소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메이트 60' 시리즈 출시 당시 해당 스마트폰에 탑재된 반도체의 사양과 제조 공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 스마트폰에 7나노(nm) 공정의 고성능 반도체 '기린 9000s'가 탑재됐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이번에 그동안의 추측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를 극복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보도에서 주목할 점은 이 반도체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에서 제조됐다는 것이다.
통상 7나노 공정에는 오직 ASML만 공급이 가능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장비가 필요한데,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 속에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입이 금지된 중국 기업이 이를 극복했다는 점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퓨라 70' 스마트폰에도 동일한 7나노 공정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화웨이는 지난주 상하이에 대규모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를 완공했다. '롄추 호수 R&D 센터'로 명명된 이 시설은 160만㎡ 규모로, 약 1조9000억원이 투자됐다.
센터 내에는 실험실, 사무실, 레저시설 등이 들어섰으며, 약 3만 명의 연구원이 반도체, 무선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등을 연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