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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미·중 갈등 속 중국 AI·반도체 기업 투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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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미·중 갈등 속 중국 AI·반도체 기업 투자 '눈길'

인텔 투자 자회사 인텔 캐피탈이 중국의 AI와 반도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텔 투자 자회사 인텔 캐피탈이 중국의 AI와 반도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투자 자회사 인텔 캐피탈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에도 중국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에 따르면 인텔 캐피탈은 현재 43개 중국 기술 스타트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1990년대 초 설립 이후 120개 이상의 중국 기업에 투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 기업들이 미 정부의 압박으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선전 소재 AI-링크, 상하이 소재 노스 오션 포토닉스(North Ocean Photonics) 등에 투자하며 중국 스타트업 지원을 지속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중국 기술에 대한 미국 자본 투자를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인텔 캐피탈의 투자는 규제 강화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사례로 언급되기도 한다.

현재 인텔 캐피탈의 중국 투자 포트폴리오는 클라우드 서비스, 전기차, 통신, 가상현실(VR),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포함하며, 약 16개의 AI 스타트업과 15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포함돼 있다. 미국 규제가 시행되면 인텔 캐피탈은 일부 투자를 철회해야 할 수도 있지만, 최근 18개월 동안 중국 투자 건수는 3건에 불과하며 투자 속도는 둔화된 상태다.
인텔 캐피탈은 2015년 이후 총 14억 달러(약 1조9300억 원) 규모의 중국 스타트업 거래에 참여했으며,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AI 기업에 11건의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정부 전략을 보완하고 중국 기업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텔은 중국에서 약 1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2023년 전 세계 매출의 27%를 중국에서 창출할 정도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또한,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 레노버는 인텔 칩의 3대 고객사 중 하나다. 지난달 인텔의 중국 법인은 선전 통신 장비 제조업체 럭셔쉐어(Luxshare)의 지분 3%를 인수하기도 했다.

인텔 캐피탈의 중국 투자는 미·중 기술 경쟁 속에서 미국 기업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텔은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와 미국 정부의 규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편, 인텔은 지난 3월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공장 확장을 위해 약 200억 달러(약 27조6900억 원)의 보조금과 대출을 받았다. 이는 미국 내 칩 산업 강화를 위한 '2022 칩 및 과학법'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원금이다. 인텔은 이 자금을 활용해 오하이오와 애리조나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등 첨단 칩 제조 시설에 1000억 달러(약 138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