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및 미용 제품에 대한 일부 지역의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LVMH를 창립한 베르나르 아르노(75) 회장이 세계 1위 부호 자리를 내줬다.
또 화장품 거대 기업 로레알의 상속녀인 프랑수아즈 베텐쿠르트 메이어스는 이달 초 월마트 창립자 가문의 일원인 앨리스 월턴에게 세계 최고 부자 여성의 자리를 잠시 빼앗겼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트렌치코트로 상징되는 영국 버버리 그룹의 위기와 스와치 그룹의 매출 급락으로 명품 시장 하락의 정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고가 제품에서 부를 창출하는 초부유층 6명의 재산은 올해 들어 5%, 약 240억 달러(약 33조25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500명 순위에 속한 나머지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13%, 1조 달러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손실을 본 사람들로는 아르노 회장을 비롯해 구찌 소유주인 케어링 SA를 창립한 프랑수아 피노(87) 등이 있다.
이들이 통제하는 프랑스 기업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급작스러운 선거를 실시한 후 정부가 없는 상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에 비해 74억 달러(약 10조2527억 원) 감소하여 2001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아르노 회장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갖고 있다.
아르노 회장이 30년 이상에 걸쳐 구축한 75개 브랜드를 포함한 LVMH는 1분기 패션 및 가죽 제품의 판매 성장 둔화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체에서의 감소를 보고했다.
로레알의 중국 전망이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베텐쿠르트 메이어스의 재산도 910억 달러로 줄었다. 로레알은 에이솝, 랑콤, 입생로랑 같은 고급 브랜드와 로레알 파리, 가르니에, 메이블린 같은 저렴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약 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피노의 재산은 지난 3년 동안 280억 달러로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그의 제국의 문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보다 더 깊다. 케어링은 그의 아들 프랑수아-앙리 피노가 이끌고 있으며, 구찌는 올해 상반기 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샤넬을 이끄는 베르타이머 형제와 같은 일부 명품 억만장자들은 재산을 더 늘렸다. 샤넬은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카르티에 소유주인 리치몬트를 통제하는 남아프리카 억만장자 요한 루퍼트(74)도 이 기간 동안 재산을 늘렸다. 리치몬트는 반 클리프 앤 아펠스, 부첼라티와 같은 보석 브랜드의 판매 증가를 보고했으며, 이는 중국 지역 전체에서 27%의 매출 감소를 상쇄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