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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주가, 3각 파도에 폭락...트럼프·바이든 압박에 로테이션까지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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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주가, 3각 파도에 폭락...트럼프·바이든 압박에 로테이션까지 겹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잘 나가던 반도체 업종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번 미국 대선 승리를 사실상 예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행정부, 여기에 대형 기술주에서 가치주와 중소형주로 시장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로테이션(종목 순환) 흐름까지 가세하면서 반도체 종목들이 3각 파도에 직면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추가로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도체 생산기지인 대만과 TSMC에 대한 압박을 예고했다.

반도체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깜짝 실적도 효과 없어


반도체 생산 핵심 장비인 리소그래피 장비 공급 업체인 네덜란드 ASML은 17일(현지시각)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특히 2분기 장비 예약 규모가 55억7000만 유로에 이르러 전년 동기의 45억 유로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50억4000만 유로를 껑충 뛰어넘었다.

보통 때라면 이같은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한다. 이 날은 달랐다.

ASML은 전일비 106.90유로(10.93%) 폭락한 870.90유로로 추락했다.

ASML의 미 증권예탁원 증서(ADR)도 폭락했다. 136.14달러(12.74%) 폭락한 932.05달러로 추락했다.

반도체 규제 대폭 강화


주가 촉발을 부른 것은 바이든 미 대통령 행정부가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지금보다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였다.

실적과 관계가 없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우방국들에게 역대 가장 강도 높은 수출 규제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통보했다.

대표적인 규제는 ASML이 중국에 반도체 생산 핵심 장비인 리소그래프 장비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ASML은 최신 리소그래피 장비는 이미 대중 수출이 금지돼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형 모델 판매로 상당한 실적을 내고 있다. ASML의 2분기 매출 가운데 대중 리소그래피 장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9%로 절반에 육박했다.

트럼프도 딴죽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옥죄기도 더해졌다.

트럼프는 대만이 방위비 지출을 대거 확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대한 미국의 세제 지원을 문제 삼았다.

이는 TSMC만이 아니라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서 대규모 세제 혜택을 받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외국 반도체 업체들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TSMC는 뉴욕 시장에서 ADR이 14.84달러(7.98%) 폭락한 171.20달러로 추락했다.

ASML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공개하면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던 엔비디아는 정치 외풍에 비틀거렸다. 8.37달러(6.62%) 폭락한 117.99달러로 미끄러졌다.

AMD는 18.12달러(10.21%) 폭락한 159.43달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7.99달러(6.27%) 급락한 119.50달러로 떨어졌다.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MCI)는 60.65달러(6.92%) 폭락한 816.31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들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는 25.77달러(10.48%) 폭락한 220.07달러, KLA는 85.43달러(9.85%) 급락한 781.75달러로 미끄러졌다.

램 리서치도 108.31달러(10.07%) 폭락한 967.68달러로 추락했다.

로테이션 심화


뉴욕 주식 시장의 로테이션은 반도체 폭락 속에 심화됐다.

반도체 업종에 돌연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그동안 반도체 종목들의 가파른 주가 상승 부담이 더 높아진 탓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3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대형 우량주와 중소형주들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이날 243.60포인트(0.59%) 상승한 4만1198.08로 뛰어 오르며 3일 연속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대형 기술주 비중이 높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는 폭락했다.

S&P500 지수는 78.93포인트(1.39%) 하락한 5588.27, 나스닥 지수는 512.41포인트(2.77%) 폭락한 1만7996.92로 추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2일 사상 처음으로 1만8000선을 돌파한 뒤 처음으로 이 선이 무너졌다.

전날 폭등세를 기록했던 러셀2000 지수는 이날은 1% 하락했다.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이날은 24.00포인트(1.06%) 내린 2239.67로 마감했다.

러셀2000 지수는 그러나 지난 5거래일 기간 10% 가까이 급등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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