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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화, 156엔대로 급등...당국 개입 추정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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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화, 156엔대로 급등...당국 개입 추정 제기

일본은행 화폐 박물관에 전시된 일본의 1만엔 짜리 신형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은행 화폐 박물관에 전시된 일본의 1만엔 짜리 신형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엔화가 17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급등한 가운데 일본 당국이 엔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또 한 차례 개입에 나섰다는 추정이 제기됐다.

이날 뉴욕 시장에서 엔화는 달러 대비 1.5% 가까이 급등하며 달러/엔 환율은 한때 156.06엔까지 하락했다. 최근 38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한 엔화를 떠받치기 위해 일본 당국이 지난주에 이어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달러 약세를 시사하면서 엔화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 시장 후반 156.32엔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1.28% 하락했다.

런던 소재 BNY멜론의 수석 매크로 전략가인 제프 유는 로이터에 "현재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높지 않고 엔화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일본에서 외환시장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을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엔화는 다른 통화에 대해서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유로/엔 환율은 0.8% 하락한 171.15엔에 거래됐고, 파운드/엔 환율은 0.76% 하락한 203.75엔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 통신은 16일 공개된 일본은행(BOJ) 데이터를 인용해 일본이 지난 12일 2조1400억 엔(135억 달러·약 18조6000억 원) 어치의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11일 시장 개입 금액을 합치면 총 6조 엔(약 53조 원)을 개입에 투입한 것으로 추산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 외환 실무 책임자인 간다 마사토 재무관은 투기 세력이 과도한 움직임을 일으킨다면 대응해야 하며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빈도에는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엔화는 최근 1년 동안 달러 대비 약 12% 하락하며 1980년대 이후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달러 강세가 미국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엔화와 위안화의 약세를 언급했다. 이에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달러 약세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는 “우리는 환율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나는 항상 그들(일본과 중국)이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싸운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의 정책회의를 앞두고 엔화 약세에 베팅했던 세력들이 차익실현에 나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달러화는 6월 말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거의 2%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러한 흐름이 최근 달러 상승세가 과도했다는 인식에 따른 차익실현 때문으로 풀이했다.

마드리드 소재 BBVA의 G10(주요 10개국) 외환 전략 책임자인 로베르토 코보 가르시아는 “중앙은행 회의를 앞두고 일부 핫머니 흐름이 지난 두 달 동안 선호했던 G10 통화에 대한 포지션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영국 파운드화는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소폭 상승하자 1년 만에 최고치로 날아올랐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5% 상승한 1.3032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도 달러 대비 1.0945달러로 상승하며 3월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