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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바이든, 첫 사퇴 가능성 시사...민주당은 후보 선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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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바이든, 첫 사퇴 가능성 시사...민주당은 후보 선출 '연기'

코로나 재감염으로 유세 취소, 중진 시프 의원 가세로 의원 23명 사퇴 압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언론 인터뷰에서 의학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대선 후보를 사퇴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언론 인터뷰에서 의학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대선 후보를 사퇴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유세를 긴급 취소했다고 CNN과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7월에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고, 2년여 만에 다시 감염됐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판정 사실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유니도스US’라는 이름의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출마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중도 하차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이날 미묘한 태도 변화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예 전문 케이블방송인 BET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나에게 의학적 상황이 발생해 의사들이 나에게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면”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아 처음으로 사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5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는 “만약 전능하신 주님이 선거를 관두라고 하면 관두겠지만, 주님이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오는 11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중진 애덤 시프 하원의원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시프 의원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측근 인사여서 바이든이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사퇴 요구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프 의원의 가세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지지한 현직 상·하원 의원은 23명으로 늘어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프 의원의 사퇴 요구 가세로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가 증폭됐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직 유지를 위해 진보 진영을 겨냥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의료 빚 탕감, 월세 인상 상한제, 연방대법원 대법관 임기제 전환 등을 새로 공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노린 새 공약이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대의원 화상 투표를 8월 초로 미루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규칙위원회는 이날 전대 규칙위원 186명에게 서한을 보내 8월 1일 이전 어떤 표결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민주당 규칙위는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화상 투표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와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민주당이 애초 다음 달 7일로 잡혀 있는 오하이오주 후보 등록 마감에 맞추려면 8월 첫째 주에 대의원 투표를 마쳐야 했으나 이 마감 시한이 9월 1일로 연기됐다.

민주당을 이끄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이날 긴급 회동해 화상 투표를 서두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1~15일 미국의 성인 1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자의 65%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지지했고, 무당층의 77%가 여기에 가세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