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트럼프가 미국 행정부의 경제 사령탑 자리에 앉힐 인물을 놓고 ‘일구이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 트럼프 “백악관 재입성하면 다이먼 재무부 장관 기용 고려”
17일(이하 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블룸버그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할 경우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다이먼을 재무부 장관에 앉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다이먼을 재무부 장관으로 검토할 생각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6년 JP모건체이스 CEO 자리에 오른 다이먼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소방수로 활약하며 이름을 날린 기업인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재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 적이 있고 차기 대선 주자로도 거론된 적이 있을 정도로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그러나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트럼프가 과거 다이먼 CEO를 비판했던 전력을 들어 그가 다이먼을 차기 재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한 것 자체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뿐 아니라 다이먼도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중도 성향의 다이먼은 그동안 주로 민주당을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 트럼프와 다이먼의 악연
트럼프와 다이먼의 악연을 뒷받침하는 가장 비근한 예는 다이먼 CEO가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귀하가 매우 진보적인 민주당원일지라도 니키 헤일리도 도와줄 것을 촉구한다”며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던 유엔 주재 미국대사 출신인 헤일리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에 대해 트럼프가 발끈한 사례다.
그는 당시 민주·공화 양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대안으로 헤일리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트럼프는 다이먼이 자신의 당내 경쟁자를 지지하고 나서자 “난 한 번도 다이먼을 좋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다이먼은 매우 과대포장된 글로벌리스트”라고 깎아내렸다.
글로벌리스트는 사전적으로는 ‘세계화를 지지하거나 글로벌 시장을 중시하는 사람’ 정도의 중립적 의미에 가깝지만, 트럼프 입장에서는 자신이 중시하는 ‘미국 우선주의’에 반하는 인물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 표현이다.
◇ 트럼프 입장, 지난 1월부터 바뀐 듯
그러나 뉴스위크에 따르면 다이먼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은 지난 1월 바뀌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이먼이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시절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다.
다이먼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뒤 미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말하는 방식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관한 것이나 이민 문제에 대한 대처, 경제 성장에 관해서는 트럼프가 옳았다고 본다”면서 “무역관세 개정과 중국에 대한 대처와 관련해서도 그가 맞았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