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중국 전기차‧부품업체들이 EU 역내에 공장을 설립할 경우 KBI그룹을 비롯한 한국기업에게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스페인 언론 ‘이코노미아(ECONOMIA)’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BI동국실업은 지난 2013년 유럽 자동차 부품시장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독일 자동차 부품사인 ICT(Innovative Components Technologies)를 인수하고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KBI그룹은 회사를 인수한 뒤 이번 증설을 포함해 지금까지 5000만유로(약 755억원)을 투자했다. KDK오토모티브는 현재 스페인에 2개 공장, 독일 및 체코 공화국 등 유럽에 2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442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주요 고객은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며, 센터 콘솔, 차체 패널 및 머리 받침대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박 회장은 스페인을 투자 국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인력이 좋고 투자하기 가장 좋은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2년 전 회사를 인수하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새로운 공장, 새로운 창고, 새로운 도색 및 마감 라인, 도장 라인에 투자하여 생산 능력을 늘렸다”면서, “(인수 후) 1000만유로를 투자했고, 그 다음엔 1000만~1200만 유로에 이어, 이번에 투자한 금액은 3000만유로 정도이다. 다음 투자는 약 1000만~1500만유로가 될 것이며 앞으로 2~4개월 안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투자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생산 능력 및 예상 매출액과 관련해서는 “생산은 정확히 두 배는 아니지만 총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에는 연간 4000만유로 정도였는데 올해는 5000만유로로 늘렸다. 내년에는 5500만유로, 2026년에는 6000만유로를 달성하고, 2027~2028년에는 매출이 약 8000만유로 대에 이를 것”이라면서, “비록 신차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고 출시가 거의 2년이 지연되고 있지만, 대신 전기 자동차에 대한 투자로 인해 매출 규모는 3~4년 안에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르하 공장은 조만간 전기차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현재 90%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용이고 10%는 전기차이다. 하지만 5년 후에는 80%가 전기 자동차이고 20%가 전통차일 것”이라면서, “특히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대한 폭스바겐의 주문이 많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생산 능력을 늘리고 기계를 바꾸는 이유이다. 우리의 주요 고객은 아우디(Audi), 세아트(Seat) 및 스코다(Škoda)를 포함하는 폭스바겐그룹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고용도 크게 늘릴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처음에는 직원이 25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442명 정도다. 6개월 후에는 500명 정도가 될 것이다. 직원 수를 1000명으로 늘리고 싶다”라면서, “제 목표는 스페인 북부, 특히 아라곤 주 지역에서 가장 큰 투자 회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게 되면 매우 기쁠 것다. 기업가로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기차는 산업의 느린 발전과 많은 제조업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성장할 것이다. 한국에서 KBI는 일본 도요타, 폭스바겐그룹과 같은 수준인 현대자동차‧기아의 공급업체다. 이 산업(전기차 산업)은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큰 위협이 될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유럽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차가 쉽게 진입하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스페린에서도 자동차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여기서 사업을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공급망 단절 및 고율관세 등으로 미국이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 중국은 자국 기업들은이미국으로 전기차를 수출하기 위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USMCA) 회원국인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규제를 피해나가려고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중국기업들이) 여기(유럽에도) 공장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현명한 전략이지만, KBI와 같은 한국 등 해외 업체에는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면서, “문제는 스페인 내에 대규모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설립이 크게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에는 그런 공장이 없는데,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5년 안에 중국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박 회장은 “미국이 중국산 자동차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처럼. 유럽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대중화 시기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가격이 약간 높겠지만 경쟁이 심화되면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면서, “환경을 고려할수록 사람들은 전기차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떨어지게 될 것:아러고 덧붙였다.
한편, 박 회장은 ‘의심할 여지없이’ 스페인이 자동차 산업에서 선두를 유지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저는 스페인이 자동차 산업과 함께, 특히 우리가 이곳에 투자함으로써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더 많은 투자가 있으면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박 회장은 “우리가 성장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 산업과 이 나라, 특히 보르하 지역에 계속 투자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저희는 스페인에 약 5000만유로를 투자했고, 우리는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제가 아라곤주 정부에 요청하는 유일한 것은 우리의 계획에 대한 지원이다. 저는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아라곤 주 정부 및 보르하 시와 함께 계속 성장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라곤에 계속 남을 예정이다. 이 지역에 더 많은 제품을 가져올 수 있으며, 아라곤에 더 많은 공장을 짓고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 보르하의 공장은 중간 규모이며,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은 멕시코와 한국에 있다”라면서, “하지만 이곳에는 와이너리, 골프장 등 한국과 일본 관광객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다른 사업도 개발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개발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더 많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