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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에 구원 등판한 해리스 부통령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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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에 구원 등판한 해리스 부통령은 누구?

바이든 대통령 사퇴론 속에 떠오르는 대안 해리스 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바이든 대통령 사퇴론 속에 떠오르는 대안 해리스 부통령. 사진=로이터
21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적으로 사퇴하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할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이 누군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할 뜻을 밝히며 “오늘 나는 카멀라가 올해 우리 당의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고자 한다”고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는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며 이 자리에서 다른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 정계는 해리스가 가장 강력한 위치에서 경선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사실상 바이든의 대선 후보직 자리를 승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첫 아시아계 대통령이라는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또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쓸 수 있다.

바이든 ‘지지’ 얻은 해리스 부통령은 누구?


해리스 부통령은 백인과 남성이 주류를 이룬 미국 사회의 유리천장을 깬 인사로 평가받는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해리스 부통령의 아버지는 스탠퍼드대학 경제학 교수, 어머니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에서 암을 연구한 과학자였으며, 외할아버지는 인도의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엘리트 집안이었지만, 백인 커뮤니티가 중심인 환경에서 적지 않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엔 당시 인종차별 철폐를 목적으로 한 '버싱(busing)' 정책에 따라 매일 아침 버스에 실려 백인들이 주로 사는 부유한 동네의 초등학교로 등교해야 했다.

버싱이란 학교 내에 흑백 학생들이 섞이도록 흑인 거주지 학군과 백인 거주지 학군 사이에 버스를 이용해 학생들을 서로 상대 학군의 학교로 실어 나르던 정책을 뜻한다.

이후 부모가 이혼한 뒤에 해리스 부통령은 12세 때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로 이주했는데, 이곳에서도 백인이 대부분이었던데다 퀘벡주는 프랑스어를 쓰는 곳이라 소수인종으로 적지 않은 차별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던 그는 미국 워싱턴DC의 흑인 명문대학인 하워드대로 진학하면서 인생의 변혁을 맞이하게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 자격시험을 통과, 1990년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카운티의 지방 검사로 법조계에 투신했다. 미국 사회의 부조리가 가지고 있는 슬픔과 아픔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그는 2004년 흑인 여성 최초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에 취임한 뒤 2011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또 이후 6년간 주 법무장관을 지낸 뒤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 선출돼 본격적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연방 상원의원 최초의 흑인 여성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이어서 2020년에는 55세의 나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에 낙점된 뒤 대선 승리로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또다시 미국의 최초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썼다.

민주당 대선 주자 승계 유력한 해리스…과제도 산적


그러나 이런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선거전을 펼쳐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 인생은 큰 역경을 맞이할 전망이다.

후보로서의 중량감은 물론이고 이름값에서 크게 뒤지는데다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기간마저 짧기 때문에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간파한 듯 트럼프는 벌써부터 '웃음이 헤픈(Laffin') 카멀라'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더욱이 해리스 부통령은 백악관 입성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내에서도 바이든의 후보 사퇴 이후에도 해리스 부통령으로는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6월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미국 유권자 3996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승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4%만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인 답변은 57%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정치인으로서 쌓은 치적이 부족하고 카리스마와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약점이 향후 해리스 부통령의 ‘대권 행보’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