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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트럼프 트레이드' 전면 재검토...해리스 선전 땐 '시장 변동성'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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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트럼프 트레이드' 전면 재검토...해리스 선전 땐 '시장 변동성' 장기화

트럼프 승리 전제로 한 투자전략 재고…향후 여론조사 추이에 맞춰 투자전략 조정

미국 뉴욕의 월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전격 사퇴에 맞춰 투자전략 재검토 작업에 긴급 착수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의 월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전격 사퇴에 맞춰 투자전략 재검토 작업에 긴급 착수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월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전격 사퇴에 따른 대선 정국 구도 변화가 몰고 올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끝까지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 평가였다. 이제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떠오르자 트럼프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자산시장에서는 최근 트럼프의 당선을 전제로 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유행하고, 비트코인 강세, 국채 수익률 상승, 안전자산인 금 투자 쇄도, 대형 은행주 강세, 건강과 에너지 관련 주가 상승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재정정책 완화, 관세율 인상, 규제 완화, 보호무역주의 정책 동원, 달러 강세 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트럼프 트레이드의 토대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21일(현지시각) “이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한 마당에 투자자들은 기존의 트럼프 트레이드 전략을 유지하는 게 옳은지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시장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 자리를 차지하는지 지켜보면서 해리스가 앞서가던 트럼프를 추월할 수 있는 모멘텀을 잡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가 선전하면 자산시장은 요동을 칠 것이라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라운드힐 파이낸셜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이 매체에 “해리스가 신속하게 트럼프를 따라잡으면 시장 변동성이 장기화할 것이고, 트럼프가 계속 선두 자리를 지키면 트럼프 트레이드가 대세로 굳어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퇴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1968년 린든 존슨 이후 처음이다. 당시 존슨은 베트남전 결과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인해 다시 출마하지 않았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과거의 사례가 없어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 하차가 자산시장에 몰고 올 파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민주당에 새로운 대선 후보가 등장함에 따라 트럼프 트레이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투자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는 반응이 월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달러화는 트럼프 승리 가능성으로 인해 강세를 보여왔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세금을 낮추고, 관세를 올릴 것이며 이는 곧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의 가치가 올라가는 동시에 경제 진로 불확실성에 따른 피난처로 투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금값 상승이 그 대표적인 움직임이다. 해리스의 등장으로 대선 전망이 불투명해지면 외환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 전문지 배런스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발표에 대해 "이번 결정은 정확히 말해 깜짝 발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지난달 부진했던 TV 토론,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여론조사 등으로 트럼프우세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제 대선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우려가 나온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실제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 들어 반등세를 보여 4월 23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19일 기준)으로 오른 상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