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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리콘밸리, '트럼프 대세론' 주춤...해리스 지지세 재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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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리콘밸리, '트럼프 대세론' 주춤...해리스 지지세 재형성

해리스의 인공지능에 대한 전향적 비전 제시 기대...일부는 개방형 전당대회 지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세론이 주춤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사진=폴리티코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세론이 주춤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사진=폴리티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각됨에 따라 실리콘밸리에서 민주당 지지 움직임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었으나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거물급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거액의 기부금을 약속했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을 통해 공화당의 불모지였던 실리콘밸리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논란으로 고전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일부 억만장자들이 트럼프 대세론에 가세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대선 중도 하차와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 이후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테크 업계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이 신문은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거액 투자자들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지지를 표시하고, 대규모로 기부금 제공을 약속함으로써 친트럼프 바람을 잠재우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지난주까지는 실리콘밸리에서 공화당 쪽으로 바람이 불었다. 머스크가 대선까지 매달 5000만 달러를 트럼프 캠프에 기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는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트럼프 지지 행보를 보인다. 대형 벤처캐피털 a16z의 마크 안드레센과 벤 호로비츠 공동 창업자, 팔란티어의 공동창립자 조 론스데일,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 대형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의 숀 맥과이어 등이 일제히 트럼프 진영에 가담했다. 미국 크래프트벤처스의 창립자이자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 창업자 중 한 사람인 데이비드 색스는 지난 6월 자택에서 트럼프를 위한 모금 행사를 열어 1200만 달러 끌어모았다.

트럼프는 또한 러닝메이트로 실리콘밸리 출신의 J. D. 밴스 상원의원을 낙점했다. 밴스 의원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2016년 샌프란시스코의 벤처캐피털 미스릴 캐피털(Mithril Capital)에서 일했다. 이 회사는 공화당 큰손 기부자인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등이 공동 설립했다. 그는 스티브 케이스 전 AOL 최고경영자(CEO)의 벤처캐피털 회사인 레볼루션 LLC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했다. 밴스는 이런 인연으로 실리콘밸리에서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다. 밴스 후보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자인 억만장자 투자자 데이비드 색스와도 가까운 관계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널리 확산돼 있었다.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리나 칸 위원장이 주도하는 빅테크를 겨냥한 반독점 소송 남발에 테크 업계가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공지능(AI) 규제 움직임과 세제 개편 계획 등도 테크 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한 안드레센과 호로비츠는 바이든 정부가 과도한 규제와 불필요한 과세로 스타트업을 억압하고 있는 반면트럼프혁신을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재 백악관이 인공지능(AI) 산업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가 트럼프 쪽으로 넘어간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NYT가 지적했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나온 선거 자금은 민주당 후원금이 공화당에 비해 4배가량 많다고 존 쿠건 스타트업 창업자가 주장했다.

실리콘밸리의 민주당 지지 진영은 이제 해리스 부통령이 인공지능 등에 관한 전향적인 비전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인도계가 다수의 빅테크 기업 CEO를 맡고 있어 인도계 모친을 둔 해리스가 이곳에서 인기를 끌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설립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최고 후원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명시적 지지를 표명하진 않았으나 민주당의 대선 승리에 대한 낙관론을 밝혔다. 그렇지만 오픈AI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VC) 코슬라벤처스 창업자인 비노드 코슬라는 민주당'개방형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