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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의 ‘정치 행보’,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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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의 ‘정치 행보’,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 타격"

시장조사업체 시빅사이언스 설문조사 결과, 친민주당 성향 소비자들 ‘테슬라 브랜드 선호도’ 급추락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는 기업인인가 정치인인가”

최근 들어 머스크를 겨냥해 이같은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후보가 대통령 재선에 성공하면 머스크를 참모로 쓸 생각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있을 정도로 그의 정치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바로 최근에는 트럼프의 피격 사건을 계기로 머스크가 전면적인 지지 선언을 하면서 테슬라 전기차의 주된 고객층이었던 민주당 지지 성향 소비자들의 이탈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테슬라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선호도 역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원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테슬라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머스크 입장과는 매우 다르게 머스크의 광폭 정치 행보가 테슬라의 브랜드 평판을 크게 실추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 친민주당 성향 소비자들의 테슬라 브랜드 호감도 급락


미국 민주당 및 공화당 지지 성향 소비자들의 테슬라 브랜드 선호도 추이. 파란색이 친민주당 성향 소비자들의 추이다. 사진=시빅사이언스/야후파이낸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민주당 및 공화당 지지 성향 소비자들의 테슬라 브랜드 선호도 추이. 파란색이 친민주당 성향 소비자들의 추이다. 사진=시빅사이언스/야후파이낸스


22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는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시빅사이언스가 테슬라의 브랜드 선호도와 관련해 지난 16일 벌인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지난 16일은 머스크가 선거 유세 중 피격을 당한 트럼프에 대한 전면적인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직후로 머스크의 친공화당 정치 행보가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시점이다.

시빅사이언스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 가운데 민주당 지지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16%가 테슬라라는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시빅사이언스는 “지난 1월 조사했을 때 테슬라에 호감을 표시한 친민주당 소비자들이 3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6개월 동안 호감도가 대폭 감소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지지 성향의 응답자 가운데 테슬라에 호감을 표시한 사람은 같은 기간 36%에서 23%로 상대적으로 적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머스크 정치 행보, 테슬라 브랜드 평판에 직격탄


이번 조사 결과의 의미에 대해 존 딕 시빅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머스크의 주장과는 다르게 그의 개인적인 정치 행보가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딕 CEO는 “민주당 지지 성향의 소비자들이 머스크 개인의 정치 행보와 테슬라라는 브랜드를 연결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공화당 성향 소비자들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더 나아가 유명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인 마크 스피겔은 테슬라에 대한 반감을 가진 소비자들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테슬라 불매 운동이라도 벌어지게 되면 테슬라는 심각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스피겔은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머스크는 테슬라의 주 고객층을 소외시키는 방향으로 거침없이 행보하고 있음이 확인된다”면서 “이로 인해 불매 운동이 벌어질 수도 있고, 적어도 테슬라 전기차를 적극 구매해왔던 친민주당 성향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테슬라에 등을 돌리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면서 테슬라의 전기차 사업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들뿐 아니라 테슬라 강세론자들 사이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테슬라의 오랜 주주이자 테슬라 강세론자로 널리 알려진 미국 자산운용사 거버 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창업자 겸 CEO는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한 전면적인 지지를 선언한 머스크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현재 몰고 다니는 사이버트럭을 처분할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이버트럭이 마치 트럼프를 상징하는 전기차인 것처럼 주변에서 비쳐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