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2분기 엇갈린 경영 실적을 냈다. 전기차를 두고 실적이 갈렸다. LG전자에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을 만드는 VS사업은 전기차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나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배터리 셀을 만드는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1조6944억원, 영업이익 1조1962억원을 실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61.2% 늘었다. 주력사업인 생활가전(H&A)과 미래 성장 한 축인 전장(VS) 사업에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현재 주력사업과 미래 사업의 균형 잡힌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먼저 H&A사업본부는 매출 8조8429억원, 영업이익 694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2분기 대비 매출은 11% 늘고, 영업이익은 16% 증가헀다. 중남미, 중동·아프리카와 같은 신흥시장 수요 확대에 맞춰 라인업과 가격대를 다변화하는 등 시장 양극화에 대응하는 볼륨존 전략이 주효했다. VS사업본부는 매출 2조6919억원, 영업이익 817억원이다. 매출은 1% 늘고, 영업이익은 전년(-612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부품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포함)은 2분기 매출 12조2997억원, 영업이익 4059억원을 실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2%, 34.3% 줄었다. 2분기 연속 적자가 났던 석유화학 사업이 3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지만, 첨단소재와 이차전지가 역성장한 것이 이유다. 구체적으로 첨단소재는 매출 1조7281억원, 영업이익 1699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 9.1%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 실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 57.6% 하락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혜택을 제외하면 2525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적자는 1분기(316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이다.
실적이 개선됐거나 역성장한 경우는 모두 '자동차' 관련 분야였다. LG전자 VS사업은 1년 전, 직전 분기와 비교해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배터리는 그러지 못했다. 시장 전망도 엇갈렸다. VS사업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과 IRA 세액 공제 전망치를 낮췄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 상무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단기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중장기 성장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자동차 부품 중심의 판매 확대로 지난해 대비 한 자릿수 후반 퍼센트 이상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출은 출하 성장 둔화,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매가격 영향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해 이에 따른 올해 실적 추가 하향 조정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전히 중장기 실적 불확실성이 우려되고 업황 반등은 여전히 요원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