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준이 더욱 과감한 통화정책 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이들은 연준이 애초 예고한 것과 달리 올해 기준금리를 최소한 2회 이상 내리고, 9월에 0.5%포인트를 인하하거나 금리인하 시점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지난 24일 블룸버그 기고문을 통해 연준이 이번 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나는 그동안 연준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해야 한다는 편에 서 있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고, 견해를 바꿨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8일 오후 현재 연준이 31일 끝나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5.25~5.5%로 동결할 가능성은 95.9%,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4.1%로 나타났다. 그다음 번에 열리는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100%로 집계됐다. 문제는 금리 인하 폭이다. 이때까지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0.25% 낮은 5~5.25%가 될 가능성은 87.7%, 0.5%포인트 낮은 4.75~5%가 될 가능성은 11.9%로 나타났다. 이는 금리 선물 투자자들이 대체로 9월에 연준이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불과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9월 회의에서 빅스텝 가능성이 4.1%에서 12% 가까이 올라갔다.
연준이 9월에 빅스텝 금리인하 조처를 단행하면 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2001년 초 닷컴 붕괴, 2007년 9월 금융위기 당시에 0.5%포인트 금리를 내렸을 뿐이다.
월가는 오는 31일 FOMC 회의를 마치면서 연준이 금리인하 신호를 시장에 보낼지 주목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통화정책 진로에 관해 설명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이번에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의 개선을 반영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작으나 이번 회의가 가장 중요한 통화정책 회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WSJ가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견고하지만 둔화하는 고용시장이 위태로워질 위험이 커지면서 파월 의장이 이번 주 금리인하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5% 각각 상승함으로써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보였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6월 미국의 실업률이 4.1%로 2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는 노동시장 과열 상태가 해소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0.1%)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