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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역설...파리, 예상치 못한 여름 불황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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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역설...파리, 예상치 못한 여름 불황에 직면

기대와 다른 현실...올림픽 특수 실종

28일(현지시각) 파리 올림픽 기간 중 일몰 후 올림픽 성화대와 개선문. 사진=로이터
28일(현지시각) 파리 올림픽 기간 중 일몰 후 올림픽 성화대와 개선문. 사진=로이터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지만, 정작 파리는 예상치 못한 여름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28일(현재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는 관광객 급증과 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항공사, 호텔, 심지어 에어비앤비까지 빈 객실과 팔리지 않은 티켓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파리에 오지 마세요"...여행객이 외면하는 이유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파리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는 분석이 있다. 올림픽 기간 동안 급등한 물가와 교통 혼잡에 대한 우려가 파리 시민들의 불만을 키웠고, 이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이어져 여행객들의 외면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어프랑스는 7월 파리행 항공편 예약률이 다른 유럽 도시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고 밝혔으며, 델타 항공 역시 올림픽으로 인한 여행객 감소로 1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항공사, 호텔의 고육지책: 가격 인하에도 역부족


항공사와 호텔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단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에어프랑스-KLM은 3분기 매출이 1억 5,000만~1억 7,000만 유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델타 항공 최고경영자(CEO) 에드 바스티안은 “올림픽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파리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 역시 7월 초 객실 점유율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6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에어비앤비 호스트들도 가격을 50% 이상 인하하는 등 고육지책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 "올림픽 특수는 흔한 오해"


항공 정보 회사 OAG의 존 그랜트 수석 분석가는 “올림픽 기간 동안 개최 도시로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은 흔한 오해”라고 지적했다. 런던, 아테네, 애틀랜타 등 역대 올림픽 개최 도시들 역시 올림픽 기간 동안 여름 방문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랜트 분석가는 “올림픽은 특정 이벤트가 아니라 너무 광범위하고 일반적이기 때문에 여행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며 “좋은 품질이긴 하지만 너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파리 관광청의 낙관적 전망...반전 가능성은?


파리 관광청은 유럽과 북미에서 온 방문객 증가로 올림픽 기간 동안 도착객이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동과 오세아니아에서 온 방문객 감소로 상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6월 관광 지표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모든 시장의 국제선 항공편 도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림픽, 도시 관광에 독이 될 수도


이번 파리 올림픽은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가 항상 도시 관광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올림픽 특수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보다는 현실적인 상황 분석과 다양한 변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긴다.

앞으로 파리 올림픽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이번 사례는 도시 관광 정책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