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00 반도체의 뒤를 잇게 될 H200 블랙웰 반도체 출하가 내년 초로 연기된다는 보도가 3일(현지시각) 터져 나왔다.
빅테크 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들이 벌어들인 돈이 AI 반도체 구매에 들어가고 있고, 이 돈은 결국 엔비디아의 호주머니가 최종 종착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가 반등이 기대됐지만 이번 악재로 엔비디아 주가가 또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 1분기에도 어려울 수 있어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IBD)에 따르면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 직원을 비롯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MS와 또 다른 핵심 클라우드 고객사에 블랙웰 B200 AI 반도체 출하가 지연될 것임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최근 설계 결함이 발견된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반도체는 대만 TSMC에서 생산한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현재 TSMC와 함께 새 검사를 진행 중이다.
엔비디아는 관련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대신 디 인포메이션에 올 후반 "생산 확대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매출 타격
엔비디아의 B200 블랙웰 반도체는 현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엔비디아의 H100 반도체를 대체하면서 엔비디아의 매출, 순익, 주가 모두를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이런 블랙웰 반도체 출하가 지연된다는 것은 올 후반 엔비디아 매출과 주가 모두 고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그 파장은 엔비디아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는 TSMC, 엔비디의 블랙웰에 맞설 새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경쟁사 AMD도 영향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또 이미 블랙웰 반도체 수백억달러어치를 주문해 놓고 있는 MS, 알파벳 산하 구글,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스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의 AI 군비 경쟁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주가 불안 고조
이미 불안한 흐름을 타고 있는 엔비디아 주가는 5일 장이 열리면 폭락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1주일 5.1% 급락하며 107.27달러로 주저앉았다.
5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졌다.
엔비디아는 이미 약세장에 빠진 상태다.
2일 마감가는 이전 최고 마감가인 6월 18일의 135.58달러에 비해 20.88% 낮은 수준이다. 전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한 경우를 뜻하는 약세장에 들어섰다.
반도체 종목들도 엔비디아와 함께 추가 하락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쟁사 AMD는 지난주 5.35%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탄탄한 분기 실적에 힘입어 오름세로 돌아서는 듯 했던 주가는 다시 약세로 밀렸다.
오는 9일 지난달 매출 통계를 발표할 대만 TSMC 역시 지난주 7.5% 폭락하며 50일 이평선이 무너졌다.
인텔은 2일 26% 폭락하며 50여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텔 주가는 올 들어 57% 폭락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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