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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의 새로운 전장터…유대계 vs 팔레스타인계 공방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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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의 새로운 전장터…유대계 vs 팔레스타인계 공방 치열

트럼프-해리스 공방 속 소수 커뮤니티 영향력 부상…경합주 표심 좌우할 듯

오는 11월 열리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민주당 소속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11월 열리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민주당 소속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인종 문제로 논란이 뜨겁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공격으로 카멀라 해리스의 흑인과 인도계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또 다른 이슈인 유대계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을 둘러싼 논쟁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해리스 후보 가족을 둘러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세와 해리스 후보 대응이 맞물리면서, 인종 문제와 가족 관계 등이 겹쳐 선거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해리스 가족 논란, 선거 쟁점으로 부상
논란의 시작은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와 그의 딸을 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트럼프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유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하면서, 엠호프를 “엉터리 유대인”이라고 비하했다. 또한, 엠호프의 딸이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모금 링크를 공유한 것을 지적하며 해리스 진영이 이스라엘에 대해 양면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유대계와 팔레스타인계를 갈라치고, 유대계를 지지층으로 붙잡으려는 트럼프의 전략적 접근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해리스 진영은 “미국은 트럼프가 보여준 부정적인 정치 방식보다 더 나은 가치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라고 반박하며, 통합과 미래 비전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대응했다.

◇ 중동문제와 대학가 시위, 선거에 미치는 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둘러싼 미국 입장과 역할도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봄 학기 동안 젊은 진보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대학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반전 시위가 확산되었다. 시위는 일부 대학에서 반유대 정서로 이어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민주당 내부의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도 팔레스타인 인권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젊은 유권자들의 팔레스타인 지지 움직임으로 당내 갈등이 심화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랜 동맹국인 이스라엘과의 관계 유지와 다른 한편으로 변화하는 유권자들의 인식과 인권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바이든은 이 균형점 찾기에 골머리를 앓았으며, 반전을 주장하는 젋은 층의 지지를 일부 상실했다. 해리스는 후보가 되면서 이탈한 이들을 회복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차단하기 위해 트럼프가 먼저 공격을 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 유대계와 팔레스타인계의 영향력, 수를 넘는다.

유대계 미국인은 전체 인구의 약 2.4%에 불과하지만, 금융,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산업 분야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은 전체 인구의 0.1% 미만이지만, 학계와 시민사회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법률과 인권 옹호, 소셜미디어 활동 등으로 중동 정책에 대한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영향력을 단순히 투표수로 측정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유대계는 정치 후원금 모금에 큰 역할을 하며, 팔레스타인계는 대학 캠퍼스와 시민권 운동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 트럼프와 해리스 진영 견해 차이와 선거에 미칠 영향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력한 친이스라엘 정책을 내세워 보수적인 유대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그는 재임 시절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등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쳤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 안보를 지지하면서도 팔레스타인의 인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균형 있는 접근을 시도 중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이 양측 모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양쪽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를 따라잡아야 하는 해리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경합 주에서 유대계 유권자들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 주에서는 소수의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 유대계 커뮤니티의 지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이들 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던 점을 고려하면, 유대계 유권자들의 선택이 2024년 대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트럼프와 해리스 양 진영 모두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으며, 특히 해리스는 이 부분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 해리스 진영, ‘포용성’으로 대응

해리스 진영은 트럼프의 공세에 대응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내세우고 있다.

해리스는 향후 ‘중동 평화와 안보를 위한 포괄적 접근’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구상에는 이스라엘 안보 보장과 팔레스타인의 인권 존중을 동시에 추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리스 진영은 유대계와 아랍계 미국인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대화 포럼’ 개최도 모색 중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양 커뮤니티 간 이해 증진 및 갈등 완화를 도모해, 해리스의 중재자 이미지를 부각할 예정이다.

특히, 대학가를 중심으로 ‘다양성 속의 통합’을 주제로 한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회복하고, 반유대와 반팔레스타인을 동시에 경계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해리스로서는 트럼프의 공격에 대해 가볍게 넘어갈 수 없다. 남편과 딸의 문제를 넘어 미국의 가치와 국익과 연결되는 이유이기 때문에 더더욱 향후 이 싸움에서 밀릴 수 없다고 본다.

해리스 진영은 “분열이 아닌 통합”, “미국 가치와 국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균형 잡힌 접근을 통해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는” 전략을 구사하려고 한다.

◇ 미국의 정체성과 국제 관계의 딜레마

이 논란은 미국 정체성과 국제 관계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이 중동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연결되고 있다.

또한,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특정 인종이나 종교 집단에 대한 정치인들의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것이 미국의 가치와 어떻게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향후 선거 과정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되고, 유권자들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양 진영의 전략과 유권자들의 반응은 미국 정치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접근 방식이 단순히 특정 집단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을 넘어, 미국 가치와 국제적 역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유권자들도 이 복잡한 문제를 단순히 흑백논리로 접근하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유대계와 팔레스타인계를 둘러싼 이번 논쟁은 미국 정치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단순 선거 전략을 넘어, 미국 사회가 직면한 여러 도전과 딜레마를 반영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미국 정치와 외교 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