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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9월 금리 인하 '베이비 스텝' 고수...월가 '빅스텝' 불가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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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9월 금리 인하 '베이비 스텝' 고수...월가 '빅스텝' 불가피 분석

연준, 0.5% 포인트 금리 인하는 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 (현지시간)  통화 정책 회의를 마친 뒤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 (현지시간) 통화 정책 회의를 마친 뒤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노동 시장이 급랭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오는 9월 17, 18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내릴 게 확실해졌다. 월가의 금융 기관들은 연준이 이미 금리 인하 기회를 놓쳤다며 9월에 기준 금리를 0.5% 내리는 ‘빅스텝’을 예상한다. 그렇지만, 연준은 빅스텝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일단 0.25% 포인트 내리는 ‘베이비 스텝’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일(현지시간) “7월 고용 지표가 나온 뒤 연준이 그동안 금리 인하를 너무 오래 기다렸다는 우려가 크지만, 연준 정책 결정권자들이 시장에 줄 충격을 고려해 9월에 점보 사이즈 금리 인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의 고위 인사들도 시장의 빅스텝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일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단 하나의 경제 지표에 과잉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굴스비 총재는 예상보다 부진한 7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 달의 수치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다음 회의에 앞 더 많은 데이터를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굴스비 총재는 시리우스 XM과 인터뷰에서도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되고 고용 시장이 완전고용으로 간주하는 수준 이상으로 악화한다면 연준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머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7월 고용 지표에 대해 ‘합리적인 수치’라고 평가하고, 연준이 금리를 0.5% 내리는 빅스텝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뉴욕 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연준 위원들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8월 고용보고서를 받아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킨 총재는 " 큰 규모의 인하는 통상 경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느낌과 결부된다"며 "7월 11만 4000명의 고용 증가는 우리가 지금까지 봐왔던 만큼 좋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합리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그레고리 다코 어니스트 영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연준 당국자들이 매파 기조를 보이지만, 이는 9월 첫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것이고, 0.5% 포인트 인하에는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셉 라보르나 SMBC 니코 증권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0.5% 포인트로 가면 시장이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7월 미국의 일자리 증가는 11만 4000개로 6월의 17만 9000개에 비하면 6만 5000개 감소했다. 7월 미 실업률이 4.3%로 6월의 4.1%에서 0.2% 포인트가 더 올라갔다. 미국에서는 올 상반기 월평균 22만 2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나는 등 고금리, 고물가 사태 속에서 고용 시장 열기가 뜨거웠으나 최근 들어 급랭 조짐을 보인다. 미국 실업률은 7월까지 최근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 지표가 나온 뒤 앞다퉈 연준이 9월에 0.5% 포인트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JP모건 체이스 은행과 씨티 그룹은 9월 빅스텝을 예상했고, 금리 선물 투자자들도 0.5% 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50%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이 통신이 전했다.

씨티 그룹은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 금리를 총 1.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 그룹은 연준이 9월 회의와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각각 0.5% 포인트씩 내린 뒤 12월 회의에서도 연이어 0.25% 포인트 내릴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는 연준내년에도 금리 인하를 이어가며 내년 중순까지 기준금리를 3.00∼3.25%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보고서에서 연준이 9월과 11월 연속해서 0.5% 포인트씩 내리고, 그 이후 열리는 회의 때마다 0.25% 포인트씩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올해 9월과 12월에 각각 0.25%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7월 고용 지표가 나온 뒤 11월에도 0.25% 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9월과 12월 0.25%포인트씩 인하(기존 12월 한차례 0.25%포인트 인하)에 나설 것으로 분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