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프로젝트 파이낸싱(이하 PF) 사업장 정리가 본격화할 예정이라 건설업계는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으로 움츠러들 전망이다.
건설기성은 건설사들의 국내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경기 현행지표로, 건설사들이 현재 얼마나 많은 공사를 수행하는지를 보여준다.
지난해 4분기부터 감소해온 공공발주 뿐만 아니라 전체 건설기성의 약 5분의 4를 차지하는 민간공사도 지난 2분기 감소세로 돌아섰다.
건설기성 감소 추이는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건설수주가 두 자릿수 비율의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건설기성은 일반적으로 수주 이후 짧게는 1년, 대개 2~3년 이후 반영되기 때문에 향후 건설기성 감소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착공은 2분기 들어 전년동기 대비 23.2% 증가하며 하락세가 멈췄다.
다만 이는 2022년에 전년 대비 18.1% 감소한 데 이어 2023년에도 31.7% 감소해 착공면적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축 허가면적은 2분기에도 전년 동기 감소율이 16.6%를 기록해 2023에 이어 감소세가 바뀌지 않았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반기 건설시장에 관해 "2023년 건설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한 상황에서 일부 지표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금액과 물량 측면에서 5년 장기평균을 하향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건설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실제 데이터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설업계를 긴장시켜온 부동산PF 사업장의 정리가 본격화한다는 점도 건설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사업성 유의·부실우려 판정을 받은 PF사업장의 재구조화·정리 계획을 이달 말까지 확정할 계획으로, 내년 2월 사업장 정리가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3월 말 기준 금융권 전체의 PF 대출잔액은 약 134조원을 나타내며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PF 연체율은 약 3.6%로 전 분기(2023년 12월 말)보다 0.85%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내내 연체율이 증가하는 기조가 꺾이지 않은데다 착공 전 단계인 브릿지론의 연체율이 10%를 넘어 PF발(發) 불안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이 '역대급'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하반기 공공물량 감소세가 우려된다"며 "하반기 건설경기 회복세를 위해서는 민간 중심의 건축물량 확대가 중요한데, 부동산PF 사태의 불확실성에 따라 큰 폭의 증가가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