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우려 속에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모두 폭락한 여파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인 블랙웰 B200 반도체가 설계 결함으로 당초 예정보다 석 달 늦게 출하될 것이라는 3일 디 인포메이션 보도가 엔비디아 폭락세를 부추겼다.
폭락
엔비디아는 이날 출발부터 폭락세였다.
엔비디아는 전거래일 마감가인 103.76달러보다 11.7달러(11.28%) 폭락한 92.06달러로 시작했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장중 13.07달러(12.59%) 폭락한 90.69달러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낙폭을 절반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엔비디아는 6.82달러(6.36%) 폭락한 100.45달러로 마감했다.
기대 이하 실적과 1만5000명 가무언 소식으로 2일 26% 폭락했던 인텔은 이날도 폭락세가 지속됐다. 1.37달러(6.38%) 폭락한 20.11달러로 미끄러졌다.
다른 반도체 종목들은 이날 대부분 하락하기는 했지만 비교적 차분한 움직임을 보였다.
브로드컴은 1.74달러(1.21%) 하락한 142.08달러, 퀄컴은 1.36달러(0.85%) 내린 157.95달러로 마감했다.
대만 TSMC의 미국 증권예탁원 증서(ADR)도 1.91달러(1.27%) 하락한 147.95달러로 장을 마쳤다.
AMD는 외려 2.32달러(1.75%) 상승한 134.82달러로 올라섰다.
악재 중첩
엔비디아는 이날 이중 펀치를 맞았다.
우선 미 경기 침체 우려다.
지난주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급격히 높였다.
제롬 파월 의장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는 가운데 각종 경제지표들이 미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공급관리협회의 7월 제조업지수, 미 노동부의 7월 미 고용동향 등은 미 경제와 노동 시장이 갑작스럽게 큰 폭으로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 충격에 5일 나스닥 지수가 장 초반 4% 넘게 폭락하는 등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이에 더해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차세대 AI 반도체 생산 지연 악재까지 터졌다.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블랙월 반도체에서 뒤늦게 설계결함이 발견돼 생산이 최소 3개월 지연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아 우려가 확산됐다.
종말 상황 아냐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블랙웰 생산 지연 모두 엔비디아 실적과 주가 펀더멘털에 큰 영향을 주는 악재는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M7 빅테크 업체, 특히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 등이 실적 발표에서 모두 AI 인프라 투자가 이제 시작 단계라는 점을 강조한 점에 전문가들은 특히 주목하고 있다.
AI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한 목소리로 앞으로 AI 인프라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못 박았다.
지난달 알파벳은 대규모 AI 투자 지출, 또 이같은 투자가 크게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 실적 실망감으로 기술주 폭락을 부른 바 있지만 AI 인프라 투자는 계속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빅테크의 엔비디아 AI 반도체 수요는 고공행진을 지속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블랙웰 반도체 출하 지연이 엔비디아 실적에 심대한 충격을 주는 것 역시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블랙웰 출하가 늦어지면 현재 생산 중인 호퍼 생산이 더 지속된다는 의미여서 엔비디아 실적에는 큰 악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내년까지 AI 반도체 수요 폭증을 발판으로 탄탄한 실적을 이어간다는 전망에 변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번스타인의 마크 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와 반도체를 하청 생산하는 대만 TSMC가 현재 블랙웰 설계를 미세하게 변경하고 있다면서 생산 지연은 2~3개월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실적 전망에는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 B200A 매출이 기존 예상과 차이가 없거나 엔비디아의 기존 호퍼 반도체 생산이 좀 더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 애널리스트 아티프 말릭도 이날 분석 노트에서 "AI 수요가 강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부 고객사들은 (기존) H100/H200(호퍼) 반도체 수요를 늘릴 것"이라면서 "블랙웰 매출 감소세가 부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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