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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셰 前 ECB 총재 “최근 엔 강세, 건전한 조정...당황할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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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셰 前 ECB 총재 “최근 엔 강세, 건전한 조정...당황할 필요 없어”

2010년 3월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장클로드 트리셰 당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왼쪽).  사진=신화/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2010년 3월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장클로드 트리셰 당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왼쪽). 사진=신화/뉴시스
최근 일본 엔화의 급격한 강세는 건전한 조정이며 이에 따른 시장 충격에 대해 당황할 때가 아니라고 장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밝혔다.

트리셰 전 총재는 6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매파로 돌아선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및 실망스러운 미국 고용지표가 지난 2일과 5일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고 진단했다.
앞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를 지내기도 한 트리셰는 “그동안 엔화 환율이 적절한 수준이 아니었고, 캐리 거래가 오랜 기간 매우 활발했던 가운데 이 세 가지 요인이 달러·엔 환율의 조정을 촉발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조정’은 특정 자산 가치나 지수가 10% 넘게 하락해 장기 추세에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시장의 낮은 변동성과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활용해 활발한 '엔 캐리 거래'에 나선 바 있다. '캐리 거래'는 투자자들이 낮은 금리의 통화로 자금을 차입해 다른 곳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차액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 전략이다.

그렇지만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단계적 축소 계획을 발표하자 엔 캐리 거래의 청산이 촉발되며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이 급격히 확산하며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했고, 스위스 프랑과 미국 국채 등이 강세를 보였다.

트리셰 전 총재는 "이번 조정은 어떤 측면에서는 건전한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우리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해야 하지만, 지난 2일과 5일의 조정은 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유럽 및 전 세계 경제는 여전히 긍정적이며 어떠한 공포감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7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는 만큼 “미국 시장이 패닉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예상보다 부진한 7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후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지표가 심각한 경기침체를 시사한다는 지적을 일축한 바 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에서 9월 연준의 ‘빅 스텝(50bp 인하)’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은 거의 75%로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전에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관측도 늘었다.

트리셰 전 총재는 그러나 연준이 25~50bp의 금리 인하를 고심할 수 있지만, 현재 지표가 긴급 금리 인하를 뒷받침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