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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반도체 패권 되찾기’ 전략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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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반도체 패권 되찾기’ 전략 탄력받나

칩스법 이후 SK하이닉스 비롯한 5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투자 유치 성공

SK하이닉스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로고. 사진=로이터
한때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미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를 짓기로 한 것과 관련해 미국 상무부가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SK하이닉스에 지급하기로 한 것은 반도체지원법(CHIPS·칩스법)에 따른 조치였다면서 칩스법을 계기로 미국의 반도체 산업 되살리기 전략이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인텔·TSMC·삼성·마이크론 이어 SK하이닉스까지 가세


NYT에 따르면 SK하이닉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미국 입장에서 중요한 이유는 앞서 4곳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이 법에 따라 대규모 보조금을 받고 투자를 약속한 데 이어 SK하이닉스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NYT는 상무부를 비롯한 미국 관계부처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주요 반도체 기업 가운데 다섯 번째로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결정된 것은 미국의 반도체 제조업을 재건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하이닉스를 마지막으로 세계 5대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투자를 확정한 상황”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들 5대 기업이야말로 최첨단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업체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 기업이 추가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예고하면서 “TSMC, 삼성, 인텔이 미국에서 짓겠다고 밝힌 반도체 관련 생산시설의 종류는 신세대 투자 분야에 해당되며 규모와 복잡성 면에서 미국에서 전례가 없다"고 지난 2월 밝힌 바 있다.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을 전제로 SK하이닉스에 앞서 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선 기업은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 업체인 인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메이커인 삼성과 마이크론이다.

퀄컴,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을 제외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주름잡는 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된 셈이다.

◇ 미국반도체산업협회 “오는 2032년까지 미국 점유율 14%로 오를 것” 전망


미 상무부에 따르면 칩스법에 근거해 SK하이닉스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미국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 규모는 300억 달러(약 41조38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칩스법에 이 용도로 편성된 전체 예산 390억 달러(약 52조7800억원)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이미 소진된 셈이다.

칩스법이 당초 목표한 투자 유치 대상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확정되면서 미국 정부의 미국 반도체 산업 부흥 전략이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정부가 칩스법을 통해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지난 1990년 37% 수준에 달했던 미국 기업의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현재 10%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을 되돌리는 일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칩스법의 효과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SIA는 칩스법 이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신규 투자에 나선 결과 “향후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이 오는 2032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SIA는 “이렇게 되면 현재 10% 수준에 불과한 미국의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2032년께면 14%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