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명단에 오를 중국 기업은 통신 장비업체 화웨이와 협력해 온 기업들로 성웨이쉬(SwaySure), 선전펀선테크놀로지(PST), 펑신웨이(PXW)IC, 칭다오쓰언(Qingdao Si’en) 등이다. NYT에 따르면 애초 이 명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CXMT는 제외됐다.
이 신문은 “미 정부가 미국의 부품과 기술 또는 반도체를 이용해 만든 외국 기업들의 반도체 관련 제품을 대상으로 수출 제한 확대 조처의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NYT는 “이번 조처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국제적인 수출 제한 조처를 우회하는 새로운 통로를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강조했다.
NYT는 “미국이 반도체 장비 기업 ASML과 도쿄 일렉트론이 있는 일본과 네덜란드에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 확대를 요구했으나 이들 국가와 미국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추가 손실을 우려했다”면서 “해당 국가의 정부가 수출 제한에 협력할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한국, 일본, 네덜란드 등 30개가 넘는 동맹국 기업들에 대해 대중 반도체 장비 공급 제한 예외를 인정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면 미국 기업만 중국에 수출할 수 없어 미국 기업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NYT가 강조했다.
민간 소비재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가 중국의 무기 제조, 사이버 공격, 정찰 시스템 구축에도 전용될 수 있다. 미국은 자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만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없어 미국의 우방국에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일본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분야 기술자들이 중국 기업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해달라고 이들 국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처에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화웨이와 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에 대비해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미리 사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HBM을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업체는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3사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반도체 추가 통제 조치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 기업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었다. 새 조처에는 HBM3와 HBM3E를 비롯해 HBM2 이상의 최첨단 AI 메모리 칩과 이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장비가 포함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이며 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 필요하다. 이 통신은 또한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 장비에 대한 새로운 제한을 하면서 일본, 네덜란드, 한국 등 핵심 동맹국 기업이 제외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한국, 일본, 네덜란드 등은 예외로 분류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