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단문 소셜미디어 X가 일론 머스크 X 총수의 ‘정치 놀음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장기업이던 트위터를 지난 2022년 인수한 이래 상호를 X로 개명까지 하면서 표현의 자유가 극대화된 유일한 온라인 공론장으로 만들겠다고 주장해왔으나 사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입장을 쏟아내는 개인용 스피커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사를 이미 표명한 머스크는 12일(이하 현지시각) 저녁 단독 좌담회를 진행할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 워싱턴포스트 “머스크가 올들어 X에 올린 게시물, 17%가 정치 관련”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공개한 머스크의 올해 기준 X 게시물 분석 결과다.
WP는 전날 낸 ‘머스크의 X, 머스크의 메가폰으로 전락’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 들어 머스크가 X에 올린 포스팅 가운데 정치와 관련된 내용이 무려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머스크 X 총수가 X에 올린 글 가운데 약 17%가 정치적인 사안과 관련이 있는 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WP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인 2021년에 올린 정치적 게시물은 2%에 불과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매체 더힐은 “머스크의 정치 관련 게시물은 반유대주의 논란을 일으키는 등 극우 진영의 목소리에 동조하는 내용이 다수여서 주요 광고주의 이탈 사태를 촉발시킨 바 있으나 머스크는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반면 X는 물론이고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자신이 겸영하고 있는 다수의 기업들과 관련한 포스팅의 비중은 과거에 비해 줄어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힐은 “머스크는 X에서 2억명 가까운 팔로워를 둔 세계 최강의 1인 미디어라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 디지털혐오대응센터 “머스크, 미국 대선 관련 가짜뉴스만 50건 이상 올려”
같은 맥락으로 AFP통신에 따르면 온라인 가짜뉴스 퇴치운동을 벌이고 있는 영국 시민단체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도 지난 8일 펴낸 보고서에서 “머스크 X 총수가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올린 정치 관련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과 관련해 사실을 호도하거나 사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밝혀진 글이 최소 50건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CCDH는 그러나 머스크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해 머스크가 올린 이들 문제 게시물의 조회수가 무려 12억회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이므란 아메드 CCHD 사무처장은 “머스크는 X라는 글로벌 소셜미디어의 소유자라는 지위를 악용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적 게시물을 X에서 양산하고 있다”면서 “이는 X가 가짜뉴스를 유통시키는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언론개혁을 주장하는 국제 시민단체 자유언론행동(Free Press Action)의 노라 베나비데즈 디지털정의·시민자유 담당 국장도 AFP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차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머스크가 X에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여론을 왜곡하는 심각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