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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日銀 금리 동결 조짐에 엔 캐리 거래 부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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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日銀 금리 동결 조짐에 엔 캐리 거래 부활 시동

2024년 7월31일 일본 도쿄 일본은행 본점 건물의 안내 표지판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7월31일 일본 도쿄 일본은행 본점 건물의 안내 표지판 사진=AFP/연합뉴스
수년간 국제 금융시장을 뜨겁게 달군 뒤 이달 들어 주춤했던 엔 캐리 거래가 이번 주에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호주의 외환 중개업체 ATFX 글로벌 마켓 자료를 인용해 지난 한 주 동안 엔화 숏(매도) 포지션이 약 30~4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헤지펀드와 고액 순자산 투자자들이 주로 엔화 매도 베팅에 나선 가운데 엔 캐리 거래 부활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지난달 전격 금리 인상에 나서며 엔 캐리 거래 청산을 자극했던 일본은행(BOJ)이 지난주 서둘러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유보하면서 엔 캐리 거래 재확산 기대를 높였다.

엔화는 일본은행의 매파적 통화정책 움직임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자 지난 5일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이후 달러당 5% 넘게 하락했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 홀딩스는 다양한 투자자들이 엔화로 자금을 빌려 다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소위 엔 캐리 거래에 다시 나섰다고 분석했다.

노무라 런던의 G10(주요 10개국) 통화 거래 책임자인 앤서니 포스터는 전일 발표된 ”미국 소매 판매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한 후 캐리 거래에 대해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있었다“고 밝혔다. 포스터에 따르면 호주 달러와 영국 파운드를 사고 엔화를 파는 거래가 대거 발생했다.

미국 소매 판매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빅스텝’ 금리 인하 기대가 수그러들며 전일 거래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를 위협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은 초저금리인 엔화로 자금을 빌려 미국 국채에 투자하도록 하는 동인이 될 수 있다.

일본은행 행보에 촉각


많은 투자자가 여전히 캐리 거래에 대해 관망하는 가운데 관건은 일본은행의 올해 추가 금리 인상 여부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의 행보가 캐리 거래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주에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일본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연설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날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도 촉각이 세워지고 있다.

우에다 총재가 ‘비둘기파적’ 발언을 하고 파월 의장은 ‘매파적’ 대응에 나선다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캐리 거래 동인이 강화될 수 있어 주목된다.

블룸버그 마켓 라이브의 매리 니콜라 전략가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이제 통화정책 완화 쪽으로 선회하는 가운데 일본은행은 여전히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캐리 거래가 되살아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엔화는 지난 5일 달러당 141.70엔까지 급상승했으나 16일 현재 148엔 근방으로 되밀렸다.

투자자들은 그렇지만 이달 초 엔화 숏(매도)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는 것을 목도한 이후 엔화 매도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노무라의 포스터는 ”대규모 엔화 숏 포지션은 정리됐지만, 시장은 극도로 취약하다“고 말했다.

반면, 엔화 매수 포지션을 일부 축소한 M&G 투자 운용은 엔화가 저평가되어 있지만 당분간 저평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G의 채권 부문 책임자인 짐 리비스는 ”엔화가 정말 저렴하지만, 적정가치로 되돌아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ATFX의 닉 트위데일은 투자자들이 고수익 자산을 매수하기 위해 엔화 매도를 재개하고 있다면서 ”캐리 거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