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블랙 먼데이로 불렸던 엔 캐리 트레이드(저리로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사태가 중국 위안화, 멕시코 페소화 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미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지역에서 저렴하게 돈을 빌려서 금리가 더 높은 지역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이다.
피트 멀맷 테이스티에프엑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매체에 향후 3~4개월 사이에 세계 각국에서 트레이더들과 투자자들이 각국 금리 조정의 속도 차이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자산을 대거 이동함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엔화, 유로화 등 선진국 통화는 유동성이 가장 큰 통화로 거래량이 많다. 그렇지만, 중국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화 등 신흥국 통화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작다.
저금리 엔화를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외환 투자자)’이 철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0년대에도 와타나베 부인이 운영하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아이슬란드·브라질 등의 금융시장이 붕괴한 적이 있고, 이번에는 멕시코 페소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멕시코 페소 등 라틴아메리카에서 거의 10년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트레이드 대상이 됐던 멕시코 페소의 환율은 단 하루 만에 6% 넘게 하락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위안-페소 트레이드 청산이 이뤄지면 그 충격이 엔화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나 위안화를 빌려 안전자산인 미국과 멕시코 국채 등을 매입한 투자금이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금융계는 20일 발표되는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에 주목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2일 5년 만기 LPR과 1년 만기 LPR을 동시에 0.1%포인트씩 낮추는 깜짝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 현재 LPR 금리는 각각 연 3.85%, 연 3.35%다. 그렇지만, 인민은행이 이달에도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남미 대표적 매파 성향의 멕시코 중앙은행(Banxico·방시코)도 지난 8일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방시코는 기준금리를 11%에서 10.75%로 내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