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격에 나섰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후보 대관식이 끝나자마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시간을 늘리는가 하면 참모진을 보강했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자신의 첫 백악관 도전 당시 매니저였던 코리 르반도우스키를 비롯해 몇몇 수석 참모를 캠페인에 추가했다.
르반도우스키는 '트럼프를 트럼프답게 하라'는 유명한 문구를 만들어낸 인물이다. 또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 정치 활동 위원회를 운영했던 테일러 부도위치와 2020년 캠페인 당시 대변인이었던 팀 머토도 캠프에 보강했다.
르반도우스키는 캠페인 매니저인 수지 와일스, 크리스 라시비타와 동일한 수준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르반도우스키는 지난 주말 트럼프와 함께 펜실베니아로 여행하며 전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할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한 주일 동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에 쏠리는 이목을 분산시키기 위해 가장 바쁜 한 주를 보냈다.
민주당원들이 시카고에서 당의 지명 전당대회를 위해 모인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동안 5개의 경합주를 방문하고, 미-멕시코 국경을 방문하는 공격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이는 이전에 일주일에 한두 번의 공개 행사만 계획했던 전 대통령에게는 눈에 띄는 변화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이렇게 분주한 주간 일정을 소화한 이유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여론의 동향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뉴트 깅리치 전 공화당 하원의장은 "트럼프는 자신이 전혀 다른 경쟁 상황에 놓인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페인은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직접적으로 스포트라이트 싸움을 벌였으며,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여성 최초이자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적으로 수락한 경기장으로부터 몇 ㎞ 떨어진 시카고 트럼프 호텔에서 경제, 국가 안보 및 이민에 대한 일일 기자 회견을 열었다.
한 달 전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승계를 사실상 결정하면서 트럼프 캠페인의 전략은 기초부터 흔들거렸다. 당초 전략은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82)와 경제 정책을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59)이 대선 판에 뛰어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78)은 중요한 공격 포인트를 잃어버렸다.
깅리치는 "때로는 상황을 재편하려면 약간의 드라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기 해리스 부통령 공격에 실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녀의 인종 정체성을 의심하며, '멍청하다'고 불렀지만 이는 오히려 여성과 흑인 유권자들을 소외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제 트럼프 캠페인은 조금씩 공격 지점을 포착해 나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기자들을 회피하고 있다든가 그녀의 캠페인이 충분히 자세한 정책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는 주장은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