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만에 처음으로 미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부터 내년 초에는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모비우스, 20%는 현금으로 보유해야
유명 투자자 마크 모비우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미 경제에 90년 만에 처음으로 경고등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한 경고등은 '광의 통화'라고 부르는 M2 공급 감소다. M2는 현금과 요구불 예금에 만기 2년 이내 예금이나 적금, CM, CMA, 채권 등이 포함된 통화다.
모비우스에 따르면 미국의 M2 공급이 2022년 고점을 찍은 뒤 감소세다.
그는 "가장 큰 우려는 2022년 4월 이후 줄어들고 있는 M2 통화공급이 경제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지금의 경제 성장과 월스트리트 강세장을 이끈 재량적 지출을 위해 동원 가능한 자본이 적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비우스는 경제 성장과 주식 시장 상승세를 이끈 소비가 통화 공급 부족으로 위축되면 경기 침체와 주식 시장 침체가 동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가 하락기에 저가 매수에 나설 수 있도록 투자 자금의 20%는 현금으로 보유하라고 권고했다.
행크, 내년 초 경기침체 온다
이코노미스트 스티브 행크는 M2 외에도 다른 지표들로 볼 때 내년 초 경기침체가 밀어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행크는 자산운용 자문사인 웰시온과 인터뷰에서 "올해 후반이나 내년 초에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지금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행크는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거시 지표들이 산재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실업률이 꾸준히 올라 7월에는 4.3%로 뛰면서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점을 꼽았다. 또 소매매출이 계속 둔화하고 있고, 주택 시장과 제조업 활동 역시 둔화세라는 점을 행크는 지적했다.
그는 미시 경제 지표들도 거시 지표 둔화와 맥락을 같이 한다면서 미 경제는 결국 침체로 빠져들고,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하강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주식 시장 70% 폭락
불 앤드 베어 프로핏츠 닷컴 창업자인 존 울펜바거는 지금처럼 주식 시장 밸류에이션이 치솟은 상태에서 고통스러운 경기침체가 닥치면 주식 시장은 70% 폭락을 겪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5일 비즈니스 인사이더(BI)에 따르면 울펜바거는 분석 노트에서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대표적인 경기침체 전조인 장단기 수익률 곡선 역전과 더불어 삼(Sahm)의 법칙 역시 경기침체가 임박했음을 예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의 법칙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이 이전 1년 실업률 저점 평균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제가 침체된다. 미 실업률은 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정작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코노미스트 시절 이 법칙을 제안한 클로디아 삼은 미 노동시장 상황으로 볼 때 이것 만으로 경기침체를 진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지만 울펜바거는 이 외에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여러 지표들이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울펜바거는 이런 지표 가운데 하나로 전년동기비 고용증가율을 꼽았다. 그에 따르면 현재 고용증가율은 0%로 추락했다.
그는 과거 고용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경기침체에 빠져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주당 평균 노동시간 감소도 경기침체 전조로 해석했다. 현재 34.2시간으로 줄어든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더 감소하면 미국이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던 2008년과 2020년 당시에 그랬던 것 같은 경고 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울펜바거는 우려했다.
그는 아울러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에서 지속적으로 고용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는 미 고용 감소가 지속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펜바거는 이에따라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지금 수준에서 70%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장됐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분석 노트에서 경기침체 우려는 과장됐다고 못 박았다. 미 소비자들은 여전히 강하고, 기업 순익 성장 역시 탄탄하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
골드만 수석 이코노미스트 잰 해치어스는 미 소비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게 과장됐다면서 기업 실적 발표에서 확인된 소비 심리는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기업들의 매출 성장이 둔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탄탄하고, 실질 소득 증가세는 모든 소득 계층에서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치어스는 지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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