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전망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경기침체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높은 미국 이외 자산시장에 투자할 동인도 확보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도 2.7% 하락하며 2023년 1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8월 초 엔 캐리 거래 청산 움직임 속에 글로벌 자산시장이 요동치면서 달러 약세에 시동이 걸렸고 지난주 제롬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가시화하자 달러의 낙폭은 한층 깊어졌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3.0%로 상향 조정되자 이날 달러 지수가 이틀째 상승했지만, 추가적인 상승 여력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달러 지수는 이날 미국의 GDP 데이터 발표 후 0.3% 상승한 101.35를 기록했다.
런던 소재 크레디 아그리콜의 G10(주요 10개국) 외환 전략 책임자인 발렌티 마리노프는 블룸버그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과 글로벌 금융 여건이 완화됐고 이에 따라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달러 약세에 불을 지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개될 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를 감안할 때 달러의 반등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 최소 25bp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100bp의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다만 최근 달러 매도 공세가 강했던 만큼 단기적인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섣부른 금리 인하 전망이 수차례 되돌려졌던 선례를 감안해 달러 추격 매도에 대한 경계감도 적지 않다.
보스턴 소재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네이선 투프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버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너무 공격적”이라며 “앞으로 달러의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기적으로 월말을 맞아 포지션 정리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뉴욕 소재 제프리스의 글로벌 외환 책임자인 브래드 벡텔은 로이터에 "달러 지수는 101 아래로 떨어졌을 때 과매도 상태였다“면서 ”지수가 103-104 사이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고용 보고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