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11월 선거를 앞두고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3일(현지시각) 배런스는 두 후보가 9월 10일로 예정된 TV토론을 앞두고 선거 전략을 가다듬는 한편, 경합 주를 중심으로 유권자 공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한 우위를 보이지만,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가 48% 대 트럼프 47%로 1%포인트 앞서고 있으며, ABC 뉴스와 입소스 조사에서는 양당 지지자의 토론 승리 예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ABC 뉴스와 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10일로 예정된 해리스-트럼프 TV 토론에 대한 양당 지지자들의 기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의 86%는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지지자의 7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을 제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결과는 양측 지지 기반의 강고한 충성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 정치의 양극화 현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 유권자가 이미 지지 후보를 결정한 상태에서 토론 결과를 예측한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이 표심을 크게 흔들기는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여전히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과 부동층이 존재하며, 이들의 선택이 최종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다가오는 TV 토론은 양 후보가 이런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설득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토론에서는 경제 정책, 물가 안정, 일자리 창출, 이민 정책, 낙태권 등 주요 쟁점들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는 경제 정책, 낙태권, 이민 문제 등이 부각하고 있다. 해리스 진영은 친노동정책과 물가 안정 노력을 강조하지만, 트럼프 측은 프래킹 확대와 이민 정책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선거 자금 면에서는 해리스 진영이 우위를 보인다.
해리스 캠프와 관련 단체들은 8월 26일부터 11월 5일까지 총 2억8000만 달러의 광고 예산을 확보했지만, 트럼프 측은 1억3300만 달러를 예약한 상태이다. 이는 민주당의 전반적인 선거 자금 우위를 반영하며, 향후 선거 전략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산 우위를 바탕으로 해리스 캠프는 주요 경합 주에서 세분화한 유권자 그룹을 대상으로 맞춤형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펜실베이니아의 교외 여성 유권자나 미시간의 블루칼라 노동자 등 특정 그룹을 겨냥한 광고를 더 많이 제작하고 송출할 수 있으며, TV, 라디오, 디지털 플랫폼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경합 주 유권자에 계속 노출할 수 있다.
또한, 해리스 측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전통적 경합 주뿐만 아니라 애리조나, 조지아 같은 새로운 격전지에도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 디지털 광고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제작, 유통할 수 있어 젊은 유권자층 공략에 유리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진영의 상대적으로 적은 광고 예산이 반드시 불리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기반과 미디어 장악력, 그리고 2016년 선거에서 보여준 효과적인 소셜 미디어 전략 등이 이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해리스 캠프의 광고 예산 우위는 경합 주에서 더 광범위하고 집중적인 캠페인을 가능케 하지만, 최종 선거 결과는 예산 외에도 후보의 메시지, 유권자 동원 능력, 그리고 선거일까지의 여러 변수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한편, 9월 말 정부 예산 마감을 앞두고 의회에 벌어질 예산 협상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의회는 9월 30일까지 새로운 예산안을 통과시키거나 임시 예산 결의안을 승인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예산안에 시민권 증명 요건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들은 불법 이민 문제를 강조하며, 예산 승인의 조건으로 엄격한 이민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요구는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과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양당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미국은 ‘정부 셧다운’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셧다운이 발생하면 필수 업무 외 연방정부 기능이 중단되어, 수백만 공무원의 급여 지급이 지연되고 각종 정부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
이는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정부의 효율성과 신뢰도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대선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부 셧다운은 유권자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다. 유권자들은 이를 양당의 리더십과 협상 능력, 그리고 국정 운영 능력을 평가할 것이다. 특히, 경제 안정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유권자 인식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 다른 견해를 보일 것이다. 해리스 진영은 정부의 안정적 운영과 타협 필요성을 강조하며, 극단적인 요구를 하는 공화당을 비판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트럼프 진영은 이민 정책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민주당의 유연하지 못한 태도를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예산 협상과 잠재적 셧다운 위기는 9월 10일로 예정된 TV 토론에서도 중요한 화두가 될 수 있다. 양 후보는 이 사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해결책을 제시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9월 말 정부 예산 협상은 단순한 행정적 절차를 넘어 2024년 대선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정치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대선 결과는 미국 경제 정책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해리스의 당선 시 친노동,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며 대기업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트럼프의 재선 시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이 계속되며 화석연료 산업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미국 대선은 경제 정책을 둘러싼 양측의 치열한 공방 속에 막바지 접전이 예상된다. 유권자 선택에 따라 향후 4년간의 미국 경제 정책 기조가 결정될 것이며, 이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에 따른 정책 변화와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