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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명품 기업들, 몇 달 새 시총 321조원 증발…구찌는 반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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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명품 기업들, 몇 달 새 시총 321조원 증발…구찌는 반 토막

구찌의 모 기업 케어링의 주가가 1년 사이 반토막났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구찌의 모 기업 케어링의 주가가 1년 사이 반토막났다. 사진=본사 자료
중국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 명품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최근 몇 달 사이 2400억 달러(약 321조4800억 원)나 증발했다.

루이비통의 LVMH와 구찌의 케어링은 한때 미국의 '매그니피센트 세븐'에 맞서는 ‘유럽의 해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고급 의류, 핸드백, 보석을 생산하는 회사들의 주가는 바닥을 뚫고 지하실로 내려갔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더욱 암울한 점은 파리, 밀라노, 홍콩의 고급 부티크를 찾던 중국의 부유층들이 경기 하강으로 인해 값비싼 상품에 대한 열정을 잃고 다시 돌아올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국 의류의 상징이었던 버버리는 런던 FTSE 100 주가지수에서 퇴출될 예정이며, 지난 1년간 시가총액이 70% 감소했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럭셔리 주식 지수는 3월 정점 이후로 2400억 달러의 가치를 잃었다.
구찌의 모회사인 케어링과 휴고 보스는 지난 1년 동안 거의 절반의 가치를 잃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프랑스 CAC 40 지수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케어링은 이제 23위로 밀려났다.

또 유럽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컸던 LVMH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은 2위로 밀려났다.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보상작용으로 쇼핑과 여행에 몰입했던 시기가 지나면서, 매출 하락은 최근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케어링, 버버리, 휴고 보스는 수익 경고를 발표했으며, LVMH의 중요한 가죽 제품 부문에서 분기별 유기적 매출은 1% 성장에 그쳤다. 반면, 초부유층을 겨냥한 에르메스와 브루넬로 쿠치넬리 같은 브랜드들은 수익 하락의 충격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GAM의 플라비오 체레다는 내년에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최소한 '한 자릿수 중반' 수준의 성장이 럭셔리 산업의 장기적인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UBS 분석가인 주잔나 푸즈는 럭셔리 부문의 전망에 대해 "오래도록 느려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2025년과 2024년 하반기의 유기적 매출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그녀는 "업계는 몇 년간의 호황과 높은 가격 상승 이후 자체적인 주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예측했다.

중국 경기 침체의 여파를 둘러싼 뉴스 흐름은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LVMH의 프리미엄 보석 브랜드 티파니는 상하이 플래그십 매장의 규모를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한때 중국의 큰 손들을 유인하던 홍콩의 럭셔리 쇼핑몰들은 거의 비어있으며, 스위스의 시계 제조업체들은 수출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에두아르 오뱅은 LVMH와 리치몬트를 중국 경기 둔화에 특히 취약한 기업으로 지목하면서 이들의 주가 목표치를 낮췄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