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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노후①] 705만 1세대 베이비부머 은퇴…연금 60만원뿐 ‘생계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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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노후①] 705만 1세대 베이비부머 은퇴…연금 60만원뿐 ‘생계 막막’

월평균 연금 ‘66만원’…절반 이상 ‘국민연금’ 달랑 하나
한은 “베이비부머 은퇴 시 韓 경제성장률 0.38%p 하락”
전문가 “현금 확보 전략이 중요…필요시 집 팔아야 할 수도”

베이비부머 은퇴를 앞두고 노인빈곤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베이비부머 은퇴를 앞두고 노인빈곤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1세대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자)가 대부분 은퇴를 하면서 노후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1세대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보다 국민연금 납입기간이 길다지만 월 수령액이 60만원대에 그친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이 고작 ‘1억원’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노후 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오는 2035년이면 2세대 베이비부머도 완전히 은퇴하게 돼 노인 인구 급증 문제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10일 통계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은 작년 6월 기준 66만684원 수준이다. 바로 이전 세대 평균(54만7825원)보다 11만원 많고 1인 가구 생계급여(최저생계비 62만원)보다는 높다. 베이비부머는 길어진 수명으로 은퇴 이후 최소 20년 이상 더 살아야 하지만 부동산 외에 금융자산이 너무 적다는 평가다.

특히 국민연금 외에 별다른 노후 준비가 돼있지 않은 비중도 작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주된 노후 준비 수단이 국민연금이라는 응답이 10명 중 6명꼴(59.1%)이었다. 2005년(25.2%) 조사와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이유로는 ‘준비할 능력 없음’(38%), ‘앞으로 준비할 계획’(34.3%), ‘아직 생각 안 함’(19%) 순이었다.
문제는 노후 준비가 부족한 베이비부머가 무더기 은퇴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도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1차 베이비부머만 705만 명에 달하고, 10년 뒤면 단일세대 최대인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 954만 명도 은퇴 연령(60세)에 진입한다. 베이비부머가 모두 은퇴하게 되면 전체 인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2차 베이비부머 은퇴 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를 통해 2차 베이비부머 954만 명(전체 인구 대비 비중 18.6%)이 향후 11년에 걸쳐 은퇴하게 되면 경제성장률이 이 기간 연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베이비부머의 자산을 보면 대개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이 높다. 보험연구원 분석을 보면 현재 자산현황 파악이 가능한 50대의 경우 금융자산의 평균 금액은 약 1억4713만원이고, 실물자산의 평균 금액은 약 4억5739만원으로, 실물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7%다.

추가적인 경제활동이 없다면 연금과 모아둔 금융자산을 운용해 수십 년을 살거나, 부동산 매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임준·정수진 보험연구원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은퇴 이후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인출 전략이 중요하다”면서 “고령층 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정도 되기 때문에 부족한 노후 자금 보충을 위해서는 주택 유동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