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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플랫폼 노리는 NC '퍼플', 목표는 'K-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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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플랫폼 노리는 NC '퍼플', 목표는 'K-스팀'?

소니IE 대작 4종 입점…'통합 게임 플랫폼' 지향
스팀의 탄탄한 '선점 효과'…경쟁 쉽지 않을 것
'호라이즌'은 시작일 뿐…서구권 투자와 연계

엔씨소프트(NC) 통합 게임 플랫폼 '퍼플' 이미지와 로고. 사진=NC이미지 확대보기
엔씨소프트(NC) 통합 게임 플랫폼 '퍼플' 이미지와 로고. 사진=NC

엔씨소프트(NC)가 자사 게임 전문 플랫폼 '퍼플' 개편에 나섰다. 해외 파트너사 대작 게임 입점에 나선 가운데 게임업계에선 '스팀'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과 경쟁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퍼플에선 지난 10일 오후 4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의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판매가 시작됐다. 이후 1주 단위로 '마블스 스파이더맨(리마스터판)',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를 연이어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NC와 소니IE는 지난해 11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NC의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 소니IE의 '플레이스테이션' 등 콘솔 게임 분야 등 각 사의 플랫폼 별 강점을 결합한다는 계획으로, 퍼플에 게임 4종이 입점한 것은 양사 간 협업의 첫 결과물이었다.

퍼플은 본래 NC의 자체 개발작과 퍼블리싱작만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던 플랫폼이다. '리니지M' 등 모바일 MMORPG들의 PC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강점이었다. 이러한 자체 플랫폼을 외부 파트너사 게임 입점으로 개방한 셈이다.

업계에선 NC가 밸브 코퍼레이션의 '스팀', 에픽게임즈의 '에픽게임즈 스토어(EGS)'와 같은 PC 게임 유통망 형 플랫폼 사업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국내에선 NC 에 앞서 스마일게이트가 '스토브'를 통해 이러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실제로 NC는 소니IE 게임 입점과 더불어 퍼플에 클라우드 기반 게임 저장 기능, 업적·도전과제 기능, 패키지 찜하기, 공식 라운지 기능 등을 더했다. 퍼플의 지향점으로는 '통합 게임 플랫폼'을 제시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마블스 스파이더맨',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아파트',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사진=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이미지 확대보기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마블스 스파이더맨',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아파트',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사진=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NC의 퍼플이 스팀, EGS 등 기존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 업계인들은 적지 않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플랫폼 경쟁에 있어 '선점 효과'를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팀은 지난해 기준 연간 1만4435개의 게임이 출시된 글로벌 플랫폼이다. 게임을 구매해 라이브러리에 모아둔 이용자가 대다수인 만큼 월정액 스트리밍형 플랫폼인 OTT 등에 비해 선점 효과가 더욱 크게 작용한다. 이 때문에 후발주자인 EGS나 스토브의 이용자들 상당수는 스팀을 '교차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브는 이러한 상황의 돌파구로 '인디 게임', '마니아층'에 집중하고 있다. 국산 인디 게임을 위한 전문 플랫폼 '스토브인디'를 운영하며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 버닝 비버 등 인디 게임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RPG 만들기'나 '사야의 노래' 등 마니아층이 확고한 외산 콘텐츠, '겟앰프드'나 '라그나로크 온라인' 등 국산 고전 온라인 게임들의 국내 출시도 병행하고 있다.

NC는 퍼플을 회사의 숙원으로 꼽히던 서구권 시장 진출의 통로로 활용할 것으로 짐작된다. 소니IE의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을 필두로 서구권 대작들을 입점, 해외 이용자들을 퍼플로 유입시켜 궁극적으로는 NC 자체 게임들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복안이다.

이번 퍼플 개편에 관해 NC 측은 "보다 다양한 타이틀을 퍼플에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니IE의 게임들과 더불어 다른 파트너사의 게임들도 입점할 가능성이 높다.

NC의 잠재적인 파트너로는 '쓰론 앤 리버티(TL)' 해외 서비스를 맡은 아마존 게임즈를 들 수 있다. 최근 유럽 스타트업 문 로버 게임즈에 시드 라운드 투자를 집행하고 NC아메리카의 대표로 진정희 전임 펄어비스 아메리카 대표를 영입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인 만큼 향후 더욱 많은 서구권 파트너사를 영입할 전망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