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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주도권 전쟁…삼성·SK하이닉스, 엔디비아만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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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주도권 전쟁…삼성·SK하이닉스, 엔디비아만 쳐다본다

美, 엔비디아의 AI칩 사우디아라비아 허용 검토…관건은 엔비디아에 HBM 납품 여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엔비디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인공지능(AI) 칩을 수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HBM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엔비디아에 HBM 제품 공급 여부가 HBM 시장 점유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미국 매체 세마포어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AI용 칩을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거론된 모델은 엔비디아의 최신 AI칩인 H200이다. 사우디 정부는 H200의 출하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상무부 대변인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 "수출 정책은 기관의 엄격한 심사 대상"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에 반도체 업계가 반색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HBM 중국 수출 반대 입장에 매출 저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었다. 10일 워싱턴DC 헤이애덤스 호텔에서 개최된 '2024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하는 HBM은 미국과 동맹국에 공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에 큰 영향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이 등장했다. AI용 시스템 구성에는 칩과 HBM이 필수적인데, AI용 칩이 수출된다는 것은 HBM도 수출된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할 수 있다면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막대한 HBM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중국 시장에서 잃은 손실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얻은 매출로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HBM3E 샤인볼트 .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HBM3E 샤인볼트 . 사진=삼성전자

관건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할 수 있는가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 중인 기업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기 위해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실시 중이지만 아직 통과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는 넘치는 AI칩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줄 HBM의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여전히 AI칩의 수요가 탄탄하고 최신 AI칩인 '블랙웰'의 수요가 탄탄하다고 밝혀 AI칩 시장의 미래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퀄테스트 통과도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최근 로이터 통신을 비롯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해 HBM3E 8단의 공급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마이크론도 최근 HBM3E 12단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다고 밝혀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퀄테스트 결과 발표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퀄테스트는 고객사가 원하는 사항에 맞춰 제품을 커스텀하는 과정"이라면서 "엔비디아도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급사 추가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