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됐던 재택근무제의 종료를 선언하고 내년 1월부터 주 5일 근무제를 전면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글로벌 경제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사용자 입김 강화됐다는 신호
아마존이 전직원에게 통보한 방침은 그동안 주 3일만 출근하도록 해온 것을 주 5일 출근하도록 변경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재택근무제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아마존의 결정은 최근 실업률이 거의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미국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사용자의 입김이 더 강해지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19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악시오스는 “미국 IT 업계는 그동안 다른 업계에 비해 재택근무제를 적극적으로 허용해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경영 사정이 나빠지면서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근무 방식을 결정하는 권한을 더욱 적극적으로 행사하려는 차원”이라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세계 최대 인터넷 포털사이트 구글에서 지난 2006년부터 10년 간 인사담당 부사장으로 일한 바 있는 직장 문화 전문가 라즐로 보크 역시 미국 경영전문지 포춘과 가진 인터뷰에서 “적어도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이례적으로 시행된 재택근무제가 퇴조하고 출근제에 기반한 전통적인 방식의 경영방식이 부활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 전직 아마존 직원들 “자발적 퇴사 유도하는 ‘조용한 해고’ 하려는 것”
그러나 CBS뉴스는 “아마존 같은 IT 공룡이 재택근무제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재택근무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시행했던 IT 업계 시각에서 보면 이례적인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CBS뉴스는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의 직장 문화를 개선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아마존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IT매체 벤징가도 “자발적인 퇴사자를 유도하기 위해 아마존이 전면적인 출퇴근제로 돌아섰다는 지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아마존 계열의 세계 초대 클라우드 컴퓨팅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존 맥브라이드는 벤징가와 인터뷰에서 “아마존 경영진은 사내 유보금을 늘리는 한편 경영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면적인 출퇴근제를 도입해 인력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맥드라이드 자신도 자택이 있는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워싱턴주 시애틀로 근무지를 옮길 것을 회사가 명해 아마존에서 퇴사한 바 있다.
역시 AWS에서 선임 개발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저스틴 개리슨도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이같은 행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조용한 해고’를 벌이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식적인 대규모 정리해고를 강행할 경우 맞을 수 있는 역풍을 피해가면서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함으로써 인력 감축과 마진율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