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인 0.25%를 조정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올해 금리 정상화를 시작해 잇따라 금리 인상을 선언했다. 지난 3월 19일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 뒤 이어서 7월 31일에 정책 금리를 0.25%로 15베이시스 포인트(bp) 인상했다.
또 대표적인 매파적 성향이었던 나카가와 준코, 다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정책심의위원은 9월 실질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통화 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한편, 정책 금리를 최소 1% 내외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잇달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초 시장 변동성이 급변하며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 닛케이 산하 설문조사 업체 QUICK이 9월 9일부터 11일까지 일본은행 전문가 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월 정책 변화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12월이나 1월 회의에 다음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4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의 7월 금리 인상 결정 이후 미국 경기 둔화 예상이 겹치며 엔화 가치는 급등하고, 벤치마크 지수인 닛케이평균이 7월 최고치 대비 26%나 급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며 시장 안팎의 우려를 산 바 있다.
이에 일본과 미국 간의 금리 차이를 좁히는 한편, 일본 통화에 대한 매도 압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위해 금리를 동결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정책회의 발표 당일 아침 엔화는 달러 대비 142.50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연준이 40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시작하기 전인 2022년 3월 16일의 117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우려도 시장 변동성 우려를 큰 폭으로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 총재 선출 투표가 오는 27일로 예정된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가 11월 5일로 다가오면서 일본은행의 정책이 한층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새 총리가 될 자민당 총재 선거 일부 후보들은 일본은행의 금리 정상화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우에다 총재의 새로운 고민이 되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이에 대해 1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BofA 증권 이코노미스트들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아무리 빨라도 12월은 되어야 일본은행의 다음 금리 인상 시기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12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리스크 자체보다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형성이 둔화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으며, 저물가-저금리 환경이 거의 무한정 지속될 것이라는 국내 심리 때문에 시장에 일방적인 포지션이 누적되어 8월에 큰 변동성을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