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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 ‘출근제 전면 복귀’에 대한 PwC의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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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 ‘출근제 전면 복귀’에 대한 PwC의 반론

PwC가 최근 펴낸 ‘2024년 노동시장 추세’ 보고서. 사진=PwC이미지 확대보기
PwC가 최근 펴낸 ‘2024년 노동시장 추세’ 보고서. 사진=PwC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재택근무제에 마침표를 찍고 전면적인 출근제로 복귀하겠다고 최근 선언하고 나선 것을 놓고 전세계 직장인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무엇보다 아마존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전세계 사업장에서 일하는 인력은 약 150만명으로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가 고용하고 있는 200만여명 다음으로 많다.

사무실에 출근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일해야 근무 분위기도 고양되고 업무 효율도 좋아진다는 것이 전통적인 출근제의 이점이라는 것이 출근제 복귀에 나선 기업들의 주된 논리이지만 과연 그 논리가 타당한 것이냐는 반론도 적지 않아 아마존이 팔을 걷어붙인 강제적인 출근제 시행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해 자연적으로 인력을 줄이기 위한 편법적인 수단으로 전면적인 출퇴근제를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세계 4대 회계법인 가운데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1년 넘게 작심하고 진행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아마존의 행보에 정면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서면서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고 미국 경영전문지 포춘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PwC는 전세계적으로 30만여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시작한 재택근무제를 영구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지난 2021년 선언한 다국적 대기업이다.

◇ 전세계 직장인 2만여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PwC는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 출근제 전면 복귀를 선언한 직후 발표한 ‘2024년 노동시장 추세’ 보고서에서 재시 CEO가 내세운 출근제 복귀 취지부터 정면으로 반박했다.

PwC의 이번 보고서는 기업 임원, 인사담당 책임자, 근로자 등을 포함해 세계 곳곳의 기업에서 일하는 2만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13개월 동안 설문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

그동안 재택근무제 시행으로 느슨해진 근무 분위기를 되살리겠다는 것이 출근제로 복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재시 CEO가 밝혔으나 “출근제가 근무 분위기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상당수 기업들이 출근제 복귀에 나서고 있으나 이번 연구 결과 탄력근무제로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업무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아마존 경영진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직장 만족도, 탄력근무제>출근제>재택근무제 순으로 높아


보고서는 무조건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거나 무조건 출근제로 돌아서는 것보다는 두 가지를 절충한 탄력근무제가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재택근무제로 일하는 근로자들, 출근제로 일하는 근로자들, 탄력근무제로 일하는 근로자들의 업무 만족도를 조사해 비교한 결과를 제시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탄력근무 방식으로 일하는 직장인의 경우 74%가 커다란 만족감을 느끼며 업무에 잘 몰두하고 있고 76%가 자신의 직장에 대한 소속감이 크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에 비해 재택근무 방식으로 일하는 직장인의 경우 63%와 68%가 같은 의견을 피력했고 일주일 내내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72%와 74%가 같은 답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처우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탄력적으로 근무하는 직장인의 83%가 높은 만족도를 표시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반면에 재택근무제로 일하는 근로자의 경우 77%가 만족한다고 밝혔고 출퇴근제로만 일하는 근로자의 경우 75%만 그렇다고 밝혔다.

◇ 탄력적으로 근무하는 직장인의 90% “근무 분위기 매우 만족”


보고서는 “특히 탄력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의 절대 다수인 90%가 서로 원만히 협업하는 가운데 좋은 근무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고 강조했다.

포춘은 “근무 방식에 따라 구분한 세 그룹 간 응답률 격차가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만족감을 표시하는 비율이 90%나 되면 그에 따른 파급 효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 결과로 보면 매일 같이 출근해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이 좋은 근무 분위기를 조성하고 유지시킨다는 생각은 잘못된 믿음”이라면서 “근무 분위기를 해칠 것을 우려해 사용자가 직원들에게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갖지 않아도 되는 우려”라고 결론지었다.

◇ 출퇴근제의 역설적 단점


보고서는 출퇴근제가 ‘역설적으로 안고 있는’ 단점도 지적했다.

출퇴근제 하에서는 직원들끼로 서로 대면해 일하는 것이 기본값으로 돼 있어, 즉 일상화돼 있어 오히려 동료 간 인화를 도모하거나 근무 분위기를 고양시키려는 노력을 할 필요성 자체를 없애는 단점이 있다는 것.

그러나 탄력적으로 근무하면서 대면하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 직장 동료들 간에 상사와 부하 직원 간에 서로 의식적으로 화합하려고 노력하는 강도가 강해진다는 얘기다.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해야만 협업이 더 잘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믿음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