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TSMC와 삼성전자가 UAE에 대형 반도체 제조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UAE 측과 각각 논의했다. 건설될 공장은 규모 면에서 대만 내 TSMC 공장 중 가장 큰 규모와 필적하고 첨단 공정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계획이 성사된다면 사실상 선단 공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거대 생산시설을 미국과 일본 외에 건설하게 되는 셈이다.
UAE에 반도체 생산시설이 건설될 경우 삼성전자와 TSMC는 상당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생산시설은 대만이나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과 미국에 위치해 있고 유럽에는 독일과 프랑스 지역에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인도마저 마이크론 공장이 올해 완공될 예정인 만큼 중동 지역에만 반도체 생산시설이 없다. UAE에 공장이 완공되면 중동 지역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공급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공장 건설은 반도체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최근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공급과잉 가능성을 제기했고, TSMC는 올해 말이나 내년, 삼성전자는 2026년 공장을 완공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생산능력(캐파)도 상당히 늘어난다. 여기에 UAE공장마저 건설되면 반도체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면서 반도체 가격의 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
불안정한 중동 전세도 불안 요소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교전을 벌이고 있고, 중동 지역 특성상 전쟁은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 더불어 반도체 관련 인력이 전무하고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대량의 물을 공급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난관이다.
업계는 공장 설립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